제약기업 홈쇼핑 진출은 대세…“꽃 길만 걷는 것 아니다”

종근당건강·동국제약 성공에 제약업계 벤치마킹 활발, 높은 수수료는 부담

종근당건강 ‘락토핏’ 홈쇼핑 광고 캡처

국내 제약기업들이 주력 제품인 의약품에서 쌓은 신뢰성 있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출시한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화장품’ 등을 홈쇼핑 채널에 활발히 진출시키고 있지만 꽃 길만 보장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일부 회사는 높은 수수료로 인해 회사의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으며, 홈쇼핑 진출 실패에 대해 문책으로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락토핏’을 내세운 종근당건강, 기능성화장품 ‘센텔리안’의 동국제약의 성공사례에 고무받아 제약사들이 앞다투어 홈쇼핑 채널에 진출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홈쇼핑 진출을 나서는 이유는 기업 이미지 제고와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이다. 신약개발 회사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일반 소비자에게 확산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회사가 개발한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화장품 매출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종근당으로부터 분할돼 설립된 ‘종근당건강’은 홈쇼핑을 통해 런칭한 ‘락토핏’을 내세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종근당건강은 2017년 매출 1260억에서 2018년 1824억, 2019년 3751억, 2020년5116억, 2021년 6155억으로 급증했다. 성장의 1등 공신은 종근당건강이 2016년 개발한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락토핏’이다.

락토핏은 종근당건강 매출의 5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다. 락토핏은 2019년 2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3000억원대로 추정된다

동국제약은 기능성 화장품 ‘센텔리안’ 브랜드를 내세워 홈쇼핑 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마데카솔의 주성분인 테카(TECA)를 기본으로 2015년 출시된 ‘센텔리안’ 화장품군은 2018년 714억에서 2021년 1414억의 매출을 기록했다. 홈쇼핑에서 판매를 시작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온/오프라인으로 판매망을 확충하고 있으며, 2022년 매출은 전년대비 20% 성장한 1743억으로 예상되고 있다.

종근당건강과 동국제약의 성공사례에 힘입어 건강기능식품과 기능성화장품을 출시해 온 타 제약사들은 홈쇼핑 채널 진출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제약업계 매출 1위인 유한양행의 기능성 구강케어 브랜드 ‘덕터버들’, GC녹십자 프로바이오텍스 제품, 일동제약 프로바이오텍스, 현대약품 탈모증상 완화 샴푸, 휴온스 유산균 제품, 동성제약 염모제, 태국제약 기능성 화장품 등 소비자들에 인지도가 있는 제약사들은 홈쇼핑에 대부분 진출해 있다.

종근당건강과 동국제약처럼 홈쇼핑 진출이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높은 지급 수수료는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지도가 낮은 기업들의 경우 홈쇼핑 업체에 지출하는 수수료가 판매금액의 50% 이상인 경우가 대다수이며, 인지도가 높고 홈쇼핑에 진출한 기간이 오래된 제품의 경우에는 지급수수료가 30-40% 수준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진출이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지만 기업 이미지를 높인다는 긍정적인 요소로 인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홈쇼핑 업체에서 요구하는 지급 수수료를 수용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홈쇼핑 진출이 ‘꽃길’을 보장하지는 않는다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의 지적하고 있다. 의욕 넘치게 홈쇼핑에 제품을 런칭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철수를 선언한 제약사도 있다.

경남제약은 자사의 비타민 제품 ‘레모나’를 기반으로 한 기능성 화장품을 홈쇼핑에 진출시켰지만 유통정보처리비 등 지급수수료 증가에 따른 판매관리비 지출이 늘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결국은 홈쇼핑 채널에서 철수했다.

경남제약 대표이사가 올해초 교체된 것도 홈쇼핑 사업 진출 실패에 대해 문책으로 제약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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