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억제론’.. WHO “여름에 원숭이두창 확산 위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보건기구(WHO)가 바이러스 감염병인 ‘원숭이두창’(Monkeypox)이 올 여름 전 세계에서 확산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불과 일주일전 ‘억제 가능하다’는 낙관적인 입장에서 선회한 것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1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이 아닌 지역의 30여 개국에서 550건 이상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감염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 소장도 전날 “유럽이든 다른 지역에서든 여름철에 원숭이두창 추가 확산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해외여행 및 각종 행사가 재개되면서 더욱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2주일 동안 유럽 전역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WHO는 원숭이두창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하지 말라”는 입장을 보였다.  실버 브라이언드 WHO 글로벌 감염대응국장은 지난달 25일 “경계를 강화할 필요는 있지만 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 한국, 방역 강화… 코로나19와 같은 ‘법정 감염병 2급’ 추진

우리나라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19, 홍역 등과 같은 ‘법정 감염병 2급’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감염 사실을 24시간 내 신고하도록 하고, 환자 격리가 이뤄지게 하는 내용이다. 감염병 위기평가회의 등을 잇따라 열고 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원숭이두창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에서 오는 모든 여행객은 입국 시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건강상태질문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잠복기가 다른 감염병에 비해 비교적 긴 3주(21일)까지도 진행되어 효과적인 차단 여부가 관건이다.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도 ‘관심’ 단계로 발령했다. 감염병 위기 경보는 4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로 구성되는데 관심은 감염병의 ‘발생과 유행’이 있을 때 내린다.

원숭이두창은 사람과 동물 간에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따라서 발생 국가를 방문한 여행객은 현지에서 설치류(다람쥐 등), 영장류(원숭이 등) 등 동물 사체를 만지거나 야생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또 의심 증상을 가진 사람, 물건과도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 감염자의 혈액, 체액 등이 피부 상처나 점막을 통해 전파되면 위험이 높아진다.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지만, 코로나19처럼 공기 전파는 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심 증상은 발열, 발진, 두통, 근육통, 허리통증, 무기력, 림프절 부종 등이다. 대표적인 증상인 수포 발진은 보통 열이 난 후 1~3일 이내 시작한다. 머리부터 팔다리, 온 몸으로 번질 수 있다.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로 문의해 안내받을 수 있다.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외여행 시기 등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등 감염예방행동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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