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분해되는 심장박동기 나온다

무선 스마트 심장박동기가 곧 현실화될 전망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심장박동기는 심장근육에 전기 펄스를 보내 비정상적 심장박동을 조절하는 것을 돕기 위해 가슴 부근에 이식되는 장치이다. 환자에 따라서 단 며칠간만 심장박동기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때는 배터리로 작동하는 박동기를 외부에 두고 전선을 심장에 연결해 사용한 뒤 전선을 제거하기도 한다. 이때 도선에 사용되는 납 감염이 일어나거나 외부 전원 및 제어 시스템이 실수로 빠질 수 있고, 장치를 제거할 때 심장 조직이 손상될 위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량의 철분, 마그네슘, 실리콘 같은 물질로 만들어 단기간 작동한 뒤 체내에서 안전하게 분해될 수 있는 무선 스마트 심장박동기가 조만간 현실화될 예정이다. 《사이언스》에 발표된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미국의 건강의학 웹진 ‘헬스데이’가 최근 보도한 내용이다.

노스웨스턴대 존 A 로저스 교수(생체기계공학) 연구진은 지난해 현재 사용되는 임시 심장박동기를 대신해 몇 주 만에 생분해되는 물질로 만들어진 무선 용해 심장박동기의 초기 개발에 성공했다는 논문을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 심장에 밀착되는 전극 바닥으로 이뤄진 얇고 유연한 캡슐이 여러 층으로 이뤄져 배터리가 없어도 되고 무선으로 작동하는 심장박동기에 초점을 맞춘 논문이었다.

이번 논문은 심장박동기에 내장될 부품을 추가했다. 피부에 부착하는 얇은 무선 센서 네트워크와 제어 장치이다. 이들 부품은 심장의 전기활동과 호흡 속도와 같은 다른 신체 과정을 모니터링하면서 심장의 심장박동 조절에 관여하게 된다. 또 심장박동기의 오작동 같은 문제를 포착해 환자에게 알리도록 설계됐다. 또 이런 정보를 스트리밍할 수 있는 스마트 기능이 있기에 의사의 원격 확인도 가능하게 해준다.

로저스 교수는 이 심장박동기를 사용하면 수술 뒤 환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이 가능해지다고 설명했다. 생체분해가 이뤄지는 몇 주간 병원에 있을 필요도 사라진다. 따라서 “수술이 끝난 뒤 몇 가지만 점검하고 바로 퇴원하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아직 해결돼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이 장비는 실험실에서 동물과 인간의 심장 조직으로만 실험돼 왔다. 아직 살아있는 환자에게 적용하는 임상시험이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심장병학회(ACC)의 전기생리학분과 분과장인 코넬대 짐 청 교수(심장학)는 이번 연구가 심장수술 직후 짧은 기간 심장박동이 느려지는 환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감염 발생으로 심장박동기를 제거해야 하는 환자에게 새 영구 장치를 이식할 때까지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노스웨스턴 연구진은 또 다른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선천적으로 심장 위쪽의 심방 벽에 구멍이 난 채 태어난 신생아 수술을 할 때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심장 또는 기기의 오작동을 감지하고 자체 수리까지 가능하게 해주는 무선 스마트 시스템은 다른 분야에도 응용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심장박동기는 무게도 0.5g 정도밖에 안 나가며 비타민 알약에 들어있는 물질로만 만들어진다. 로저스 교수는 그래서 인체에 용해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체에 이질적 물질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org/doi/pdf/10.1126/science.abm1703?download=true)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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