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렛 증후군 신약 임상 시험에서 틱 30% 감소
갑작스럽고, 빠르고, 반복적이면서 리듬 없이 근육이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는 것을 틱이라 한다. 지속적인 틱 증세를 보이는 질환 중에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투렛 증후군'이다. 눈을 깜빡이거나, 어깨를 으쓱하거나, 목을 가다듬는 등의 근육틱과 단어나 구절을 외치는 음성틱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1500명당 1명 정도로 발생하는 이 희귀 질환의 틱을 감소시켜주는 신약이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였다고 미국 건강의학 웹진 ‘헬스데이’가 3월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이말렉스 바이오사이언시즈(Emalex Biosciences)사가 원래 체중 조절 약으로 개발했던 에코피팜(Ecopipam)이다. 미국 신시내티아동병원 소아운동장애 전문의 도널드 길버트 박사 연구진은 에코피팜이 투렛 증후군에 걸린 어린이와 청소년의 틱을 30% 감소시켰다는 임상 시험 결과를 공개했다. 길버트 박사는 “이 약은 위약에 비해 틱을 크게 줄였고, 체중 증가와 기분 변화, 원치 않는 움직임과 같은 신경정신학적 부작용은 없었다”라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투렛 증후군이 있는 6세~17세 청소년 149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74명에게는 에코피팜을, 75명에게는 위약을 3개월간 투여했다. 연구진은 진행 상황을 측정하기 위해 틱의 빈도와 중증도라는 2가지 틱 평가 척도를 적용했다. 100점을 기준으로 점수가 낮을수록 상태가 호전됐음을 보여준다.
3개월 뒤 에코피팜 복용 그룹은 위약 복용 그룹에 비해 전반적으로 틱 발생 빈도가 줄고 심각성이 떨어졌다. 중증도에 있어서 에코피팜 그룹은 35점에서 24점으로 30% 낮아졌다. 위약 그룹은 35점에서 28점으로 19% 낮아지는 데 그쳤다. 종합 점수에선 에코피팜 그룹이 68점에서 46점으로 낮아져 32% 개선 효과가 있었다. 위약 그룹은 66점에서 54점으로 낮아져 20% 개선 효과만 보였다. 부작용으로는 에코피팜 그룹에선 34%, 위약 그룹에선 21%가 두통과 피로감을 보였다.
에코피팜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1 수용체를 선별적으로 억제하는 도파민1 수용체 길항제(antagonist)이다. 투렛 증후군은 도파민 수용체의 과잉 활동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존 투렛 증후군 치료제인 할돌, 리스퍼달, 제나진은 원래 정신질환 치료제로 개발됐는데 체중 증가와 우울증 야기와 같은 부작용이 있어 복용을 꺼리는 부모가 많다.
길버트 박사는 “투렛 증후군에 대해 20년 이상 임상 경험을 갖춘 의사로서 내게 선택권이 있다면 에코피팜을 선택할 것”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이뤄지기를 희망했다. 에코피팜은 하루에 한 번 먹는 알약으로 체중에 따라 투약량이 결정된다.
이번 임상 시험 결과는 오는 4월 2일 시애틀에서 열리는 미국신경학회(AAN)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