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K-제약 미국 진출길 ‘발동동’..상반기 재개 조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해외 현장 실사가 약 2년 동안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FDA의 현장 실사는 총 1671회였는데,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에는 21차례에 그쳤다. 해외 현장 조사가 사실상 중단된 셈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에 대한 현장 실사도 중단돼 미국 등 해외 진출에 장기간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달부터 해외 실사를 재개한다고 했으나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해외여행 제한 조치로 미국 FDA 실사는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3회만 진행됐다. 2020년 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도 해외 실사는 단 18번 진행됐다. 이마저도 주로 중국에서만 이뤄졌다.

미국 FDA는 의약품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내외 의약품 제조사를 대상으로 현장 실사를 한다.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제조사는 3분의 1 이상이 중국과 인도에 있다.

한국도 FDA의 실사 대상인 상위 10개 국가에 포함된다. 의약품 제조시설을 100개 이상 350개 미만 보유한 나라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국내에서도 의약품 승인 전 실사, 정기 실사, 특별 실사 등 FDA의 해외 실사가 지연된 상태다. 승인 전 실사는 신약·제네릭 의약품 승인 전에 허가신청서에 기재된 제조 현장과 제조기록 등 제출 데이터를 확인하는 것이고, 정기 실사는 판매되고 있는 의약품 생산시설에서 시설·장비 검사가 이뤄진다.

GC녹십자는 올해 현장 실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면역글로불린 제제 ‘ALYGLO(IVIG-SN 10%)’에 대한 최종보완요구서(CRL)를 받았다. FDA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허가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현장 실사 대신에 비대면 평가가 진행됐으나 허가는 연기됐다.

CMG제약도 조현병 치료제인 ‘데피조’의 FDA 허가심사 결과를 장기간 기다리고 있다. 허가심사 신청을 한 지 2년이 지났으나 현장 실사가 무기한 지체되면서 이례적으로 심사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신약 허가심사 기간은 1년 안팎이다. 이르면 올해나 내년까지는 데피조 허가 결과를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파트너사인 스펙트럼과 개발한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의 시판허가신청서를 FDA에 제출했다. 연내에 현장 실사가 가능하다면 시판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에 대해선 보완요구 서한을 받았기 때문에 상반기 중 허가 신청서를 다시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FDA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2월쯤부터 해외 현장실사 재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FDA가 상반기 해외 실사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현장 실사가 이뤄지도록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FDA에는 총 1만8062명 정도가 근무 중이며, 이 가운데 실사 담당 부서인 규제사업부(ORA)는 5000명 정도가 있다. 규제사업부는 의약품평가연구센터 등의 요청에 따라 실사를 진행한다.

 

    장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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