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통증, 식습관 행동의 변화 가져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성 통증과 비만의 문제를 동시에 겪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의 연관성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뇌 보상체계의 변화가 만성 통증 환자의 식사 행태에 지장을 주는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혀졌다. 이 같은 뇌의 변화는 통증이 만성화된 뒤에 생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로체스터대 등 신경과학 연구팀은 감정과 의사결정과 관련된 영역인 뇌 변연계의 변화가 만성 통증 환자의 비만 유병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주요 저자인 폴 게하 교수는 “동기 부여와 의사 결정 사이를 매개하는 뇌의 구조인 중격의지핵(nucleus accumbens)이 만성 통증 환자의 식습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2014년 게하 교수는 만성 요통 환자의 음식 소화에 대한 중격의지핵의 역할을 연구했다. 당시 환자들의 칼로리 섭취가 배고픔이나 음식이 주는 즐거움에 의해 유도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일부 환자들은 즐겁지 않은데도 계속해서 고지방 음식과 설탕이 든 음료를 먹었다. 새로운 연구는 만성 통증이 생기기 이전에 환자들의 쾌락 경로와 식습관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고, 한 단계 더 진전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허리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요통 환자 43명, 6~12주 지속되는 아급성 요통 환자 51명, 대조군으로 요통이 없는 사람 36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첫날 배가 고프지도 부르지도 않은 상태로 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어 다양한 푸딩과 젤리를 시식한 뒤 각 샘플이 얼마나 마음에 드는지에 대한 감각 인식과 감정을 평가했다. 둘째 날, 이들은 배고픈 상태로 와서 마카로니와 치즈를 먹었다. 뒤이어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던 푸딩을 받아 원하는 만큼 먹었다. 마지막으로 통증과 쾌락 신호와 관련된 뇌의 부분을 확인할 수 있게 MRI 스캔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는 통증이 만성화 됐을 때만 중격의지핵에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시사한다. 통증이 만성 요통이나 아급성 요통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음식에 대한 포만감을 변화시킨다는 의미다.

공동 저자인 마운트시나이아이칸의대 이반 데 아라우조 교수는 “뇌에 충분한 음식이나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했다고 말하는 시스템이 통증 때문에 바뀐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변화가 보상 회로에 대한 통증의 영향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사물이 서로 관련되는 방식은 매우 복잡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성 통증과 식습관의 관계에 대한 발견은 통증이 유발하는 감정 및 동기부여의 부정적 측면을 보다 잘 관리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신체적 통증이 시작되면서 고통받는 환자들 중 일부는 식욕 변화를 경험할 위험이 더 크다는 점에서 식습관 변화에 대한 의료진의 적절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도 불구하고 만성 통증과 비만의 연관성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표본이 적은 데다 한 가지 유형의 만성 통증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앞으로 연구팀은 섬유 근육통, 편두통, 무릎 관절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다.

연구는 ‘플로스 원’에 실렸다. 원제는 ‘Chronic pain precedes disrupted eating behavior in low-back pain patients’.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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