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 앞둔 종양세포 ‘휴면' 비밀 파헤쳤다(연구)
수술로 암 발병 부위를 도려낸 뒤에도 휴면하던 종양 세포가 잠에서 깨어나 전이성 암이 생기면 환자는 끝내 숨진다.
이 종양 세포가 전이를 일으키기에 앞서 수년 동안, 휴면 상태를 어떻게 유지하는지가 암 연구에서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이 미스터리를 미국 연구팀이 최근 풀어냈다.
미국 마운트시나이병원 연구팀은 종양 세포가 암 발병 부위를 떠나 다른 부위로 옮긴 뒤, 잠에서 깨어나 전이성 암을 생성하기에 앞서 수년 동안 어떻게 휴면 상태를 유지하는지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종양 세포는 주변 환경에서 ‘제3형 콜라겐’을 분비해 조용히 지내다가 콜라겐 수치가 낮아지면 악성으로 돌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제3형 콜라겐으로 종양 세포의 주변 환경을 풍요롭게 할 경우, 휴면 중이던 종양 세포가 잠에서 깨어나지 않고 휴면 상태로 있게 강제하고, 종양이 재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호세 하비에르 브라보-코데로 부교수(혈액학·종양학)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잠재적으로 의학적 함축성을 지니고 있다”며 “종양의 재발 위험을 예측하는 새로운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의 개발과 국소 재발 및 원거리 재발을 줄이는 치료적 중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전이성 생성을 예방하는 치료 전략으로, 휴면 중인 종양 세포가 잠에서 깨어나는 것을 막는 이 치료적 중재를 제안했다.
종양 휴면의 생물학이 밝혀지고 새로운 특정 약물이 개발됨에 따라, 휴면 유도 치료법과 휴면 중인 종양 세포를 표적으로 삼는 치료법의 병용은 종양의 국소 재발 및 전이를 막아 암의 관해(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흩어진 종양 세포가 휴면 상태에서 어떻게 깨어나는지를 알아낸 데 이어, 이번에는 종양 세포가 휴면 상태를 어떻게 유지하는지 알아냈다.
연구팀은 ‘이광자 생체 현미경’을 포함한 고해상도 영상 기술을 활용했다. 이는 살아있는 동물의 환경에서 휴면 세포를 실시간 시각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하고 유방암, 두경부암의 세포주를 이용해 마우스 모델에서 휴면 중인 종양 세포를 추적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종양 세포가 휴면 상태가 됐을 때 세포외 기질의 구조가 어떻게 변하고, 휴면 중인 종양 세포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어떻게 변하는지를 모두 시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네이처 암(Nature Cancer)≫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