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 '머크(MSD) 약물' 뇌종양 치료제로 유망
알츠하이머병 치료용으로 고안된 약물이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의 치료제로 유망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연구팀은 당초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고안된 특정 약물(BACE1 억제제)이 뇌종양 중 가장 흔하고 치명적인 원발성 뇌종양의 한 유형인 교모세포종 치료제로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존스홉킨스 병원, 메이요 클리닉,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과 함께 미국 4대 명문 병원으로 꼽힌다.
또 이 약물은 한때 가장 유망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 중 하나로 관심을 끌었다. 뇌 속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생성 역할을 하는 특정 단백질(BACE1)을 억제해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게 이 약물의 메커니즘이었다. 하지만 임상시험에서 충분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 특정 단백질이 ‘종양 관련 대식세포(TAM)’라는 면역세포의 한 부류에서도 발현된다는 점에 착안했다. TAM은 교모세포종에 특히 많기 때문에, 특정 약물이 매우 공격적인 형태의 뇌종양을 치료 또는 예방하는 데 효과적일 것인지 궁금했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클리블랜드 클리닉 스덩 바오 박사(암줄기세포연구센터장)는 “TAM에는 두 가지 주요 유형이 있으며, 대부분의 TAM은 종양을 촉진하고 치료에 잘 듣지 않는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일부 TAM은 종양을 억제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런 균형을 조절해 종양을 억제하는 TAM가 더 많게 하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면 교모세포종의 치료제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용으로 고안됐던 특정 약물은 다국적 제약사 머크(MSD)의 베루베세스타트(Verubecestat)다.
바오 박사는 "베루베세스타트는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사전 테스트 덕분에 인간에 대한 사용 승인을 이미 받았으며, 그 덕분에 우리의 유망한 전임상 연구 결과의 번역(translation)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Pharmacological inhibition of BACE1 suppresses glioblastoma growth by stimulating macrophage phagocytosis of tumor cells)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캔서(Nature Cancer)≫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 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