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환자 생존율 10년 새 30% 이상 늘어난 이유
미국 내 폐암환자들의 생존율이 크게 늘고 있다고 미국 건강의학 뉴스 웹진 헬스 데이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6년 4기 폐암 진단을 받은 56세의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민인 마이크 스미스 씨는 헬스 데이와 인터뷰에서 “폐암에 대한 내러티브가 끔찍한 종말적 질환에서 만성질환이자 언젠가는 치료될 질환으로 바뀔 것이라고 낙관해야 할 이유가 많다”고 말했다. 낙관적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그는 자신의 투병생활을 떠올릴 때는 절로 목소리가 퉁명스러워졌다. “방사선을 쐬었고, 종양제거를 위해 머리를 여는 수술을 받아야 했고, 세 가지 다른 표적 치료를 받았습니다. 지금도 약물 내성과 싸우고 있습니다. 표적치료제는 영원히 지속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저는 암, 특히 폐암에 대한 대중의 낙인과 싸움도 벌이면서 경제적 어려움과도 싸워야 합니다.”
스미스 씨는 무엇보다 폐암 말기환자로서 희박한 생존확률과 싸워야 한다. “폐암 4기 환자의 경우 5년 생존율은 3~7%밖에 안돼요. 그런데 어떻게 아직 살아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의료 혁신이 이뤄졌다는 겁니다. 저는 의사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합니다. 건강검진을 받고, 표적치료를 받고, 건강식을 먹습니다. 그 결과 저는 신체적으로 활동적입니다."
미국폐협회(ALA)에 따르면 스미스 씨 같은 폐암 환자가 표준이 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0년 동안 조기 진단과 치료법의 현저한 개선으로 폐암 진단을 받은 환자가 5년 동안 생존할 가능성이 33%나 증가했다는 것.
가장 큰 이유는 환자 별 암에 대한 세부사항을 토대로 개인화 된 표적 치료법과 면역요법의 개발 덕분이다. ALA의 대니얼 제이슨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사는 "지난 5년 동안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폐암치료법만 40가지가 넘는다“면서 ”요즘 폐암에 걸린 사람과 그 가족은 결코 낙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 4년간 폐암과 투병해온 애슐리 스트링거 씨도 이에 동의했다. 오클라호마주 애드먼드에 사는 전기설비전문가로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34세 때 폐암 1기 진단을 받았다. 그는 왼쪽 폐의 상엽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고 38세가 된 지금까지 두 번의 재발로 방사선치료를 받았다. 불행히도 그는 조만간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앤더슨 메디컬센터에 가서 또 다른 조직검사를 받아야한다. 3번째 재발 가능성이 높다는 예비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폐암이 표피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 것임이 밝혀졌는데 ”이 바이오마커에 대한 표적항암치료제가 개발돼 여러 개나 시판 중인데 효과가 매우 좋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폐암이 흡연자들이 걸리는 암이며 조기발견과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강고한 선입견을 갖고 있다. ALA이 최근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폐 건강 바로미터 조사에서 10명 중 3명만이 폐암이 미국 암 질환 중 사망률 1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 3분의 1 조금 넘는 사람만이 저선량 CT 스캔기술로 폐암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와 같은 현실이 폐암환자의 5분의 1만이 조기 발견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폐암의 조기 진단이 이뤄진다면 고위험 미국인 약 1420만 명의 사망률을 20%까지 낮출 수 있게 된다.
스미스 씨와 스트링거 씨는 이 같은 현실을 바꾸기 위해 폐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스미스 씨는 “조기 진단만 이뤄지면 폐암은 결코 사형선고가 아니다”라며 “이 경우 치료법도 다양하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스트링어 씨는 흡연자만 폐암에 걸린다는 생각도 편견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폐암 사망자의 80-90%가 흡연자라고 추정한다. “하지만 저처럼 평생 흡연전력이 없는 사람도 폐암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스미스 씨가 무심코 한 말에 진실이 담겼는지 모른다. “폐가 있는 한 누구나 폐암에 걸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