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도 안 되나요? 술 마시면 생기는 몸의 변화
지난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 코로나19 방역 체계가 전환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서 회식이 늘어나고 있다. 회식에는 술이 빠질 수 없다. 오랜만에 모여 술잔을 기울이다 보면 과음하기 쉽다. 술이 약한 사람에게 음주를 강권하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음주와 건강, 특히 암 발생에 대해 알아보자.
◆ 술 세고, 약한 것은 유전... “억지로 권하지 마세요”
사람마다 알코올(술) 분해 속도가 다르다. 대표적인 알코올 분해 효소인 ADH 및 ALDH는 유전적으로 결정된다. 태어날 때부터 알코올 분해효소가 적은 사람은 얼굴이 쉽게 빨개지고 일찍 취한다. 여성은 호르몬의 차이로 남성에 비해 알코올 대사 기능이 떨어져 더 쉽게 취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도 빈속에 안주 없이 급하게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한다. 약물 복용 중에 술을 마시면 해독작용을 담당하는 간의 부담이 증가해 알코올 대사가 떨어진다. 술이 약한 사람에게 술을 강권하는 악습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 술 마시면... 200가지 이상의 질병-상해와 연관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음주는 200가지 이상의 질병 및 개인적인 상해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음주 운전이나 음주와 관련된 폭력 행위 등은 물론 술과 관련된 여러 질환이 있다. 췌장염, 알코올성 간염, 간 경화증, 위장질환, 뇌졸중, 뇌출혈, 고혈압, 암 등이다. 음주로 인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는 암으로는 췌장암, 구강암, 인후암, 후두암, 식도암, 대장-직장암, 유방암, 간암 등을 들 수 있다. 술을 오랫동안 많이 마실수록 이런 암에 걸릴 위험은 더욱 커진다.
◆ 술은 1군 발암요인... “암 예방 위해 한 잔도 마시지 마세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술을 1군(group 1) 발암요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유럽 암예방 수칙에서는 암에 관한 한 안전한 양(no safe limit)은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적정 음주의 개념은 나라마다 다르다. 특히 술의 종류와 양이 다르기 때문에 명확한 기준을 만들기 어렵다. 우리나라 ‘국민 암예방 수칙’에는 암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1~2잔의 소량의 술도 마시지 말라고 권유하고 있다. 암 발생에 있어서는 안전한 음주량이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 술-담배 함께 하면... 암 발생 위험 더욱 크게 증가
술자리에서 꼭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다. 술을 마시다 골목길로 나가 담배를 피우고 들어온다. 음주와 흡연을 함께 하는 경우 상호작용으로 암 발생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술과 담배 하나만 즐기는 경우에 비해 암 발생 위험은 더욱 커진다. 술만 마시는 사람에 비해 술과 담배를 동시에 하는 사람은 구강암, 식도암, 인후두암, 간암, 위암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건강을 위해 금연은 필수이고 술도 절제해야 한다. 한 잔도 마시지 않는 게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최소의 양으로 절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