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맞아 후유증 심한 ‘만성 코로나’ 공포, 고개 쳐드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11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와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만성 코로나’(Long covid)에 대한 공포가 우려된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위드 코로나’ 분위기와 그에 따른 대유행의 재발을 걱정한다. 특히 ‘만성 코로나’의 심각한 후유증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뜻밖에도 적지 않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주부 윤모(55∙여)씨는 “위드 코로나를 한다는 싱가포르는 인구가 약 590만 명밖에 안 되는데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천 명이 넘었다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특히 후유증이 심하다는 만성 코로나를 생각하면 무섭고 떨린다”고 말했다. 또 “자영업 하는 분들의 어려움을 보고 ‘위드 코로나’에 찬성했으나, 막상 코앞에 닥치니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만성 코로나’ 환자는 어떤 예후를 보일까?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이와 관련된 최근의 아이칸의대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성 코로나’로 고통받는 환자는 1년 이상 지속적으로 증상을 보여 직장과 일상 생활이 위태로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데이비드 푸트리노 부교수(재활의학)는 “연구 대상자의 대다수는 1년 이상 아팠고 아직도 삶을 꾸리거나, 사람들과 사귀거나,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데 상당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코로나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 환자 156명을 2020년 3월~2021년 3월 관찰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자 10명 가운데 8명 꼴이 여전히 ​​피로, 뇌안개(67%), 두통(60%), 수면 장애(59%), 현기증(54%)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연구팀이 추가로 평가한 결과를 보면 환자의 60%가 단기 기억력이 나빠지고, 이름을 기억하기 어렵고, 의사결정과 하루 계획 수립에 문제가 생기는 등 상당한 수준의 정신장애 증상을 나타냈다.

고용에 관한 설문에서는 조사 대상자 135명 중 10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전에는 풀타임으로 일했지만, 감염 후에는 55명만이 계속 일한다고 답변했다.

이들은 또한 각종 증상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신체 활동(환자의 86%가 보고함), 스트레스(69%), 탈수(49%), 날씨 변화(37%) 등을 꼽았다.

푸트리노 부교수는 ‘만성 코로나’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러스가 수개월 후에도 여전히 반응을 일으키거나 면역 체계를 변화시켜 지속적으로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분석했다. 또 이런 증상은 바이러스에 대한 신체적 반응이며, 정신적 또는 정서적 문제로 인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푸트리노 부교수는 "이들 환자는 바이러스 감염 후 질병을 둘러싼 100년 이상에 걸친 문헌과 일치하는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증상은 근육통 뇌척수염, 만성 피로 증후군, 라임병, 심지어 스페인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 감염 후 질병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이 환자들이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또 재활과 관련해선 “바이러스 감염 후 질병에서는 운동 요법이 증상을 악화시킬 뿐 개선시키지는 않는다는 문헌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대 랑곤의료센터 마크 시겔 박사(감염병)는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이들의 인지 능력 또는 정신 능력의 변화를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뇌에 염증을 일으켜 사고와 기억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염증은 말하자면 두 번째 질병에 해당한다. 염증은 중추신경계에 나쁜 영향을 직접 끼칠 수 있으며, 심지어 백질의 변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시겔 박사는 그러나 “코로나 예방접종은 감염 후에도 ‘만성 코로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 100% 뚜렷한 증거는 없으나, 백신 접종이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신체의 바이러스 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증거가 일부 나왔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물리치료 및 재활치료 저널(American Journal of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 온라인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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