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에 7시간 이상 자면 알츠하이머 예방에 도움(연구)

노년의 수면시간이 뇌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27(현지시간) 《미국의사협회 신경학회지(JAMA Neurology)》에 발표된 미국 스태포드대 조 위너 박사후 연구원과 그 동료들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CNN이 보도한 내용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진은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지에서 온 평균연령 71.3세의 노년층 4417명을 3개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다. 하룻밤 7~8시간을 자는 정상 수면 그룹과 7시간 미만을 자는 짧은 수면 그룹, 9시간 이상 자는 긴 수면 그룹이다. 그리고 인구통계학적 및 라이프스타일, 인지기능, 치매 연관물질로 추정되는 뇌 속의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Aβ)의 수준을 비교했다.

그 결과 짧은 수면 그룹에서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는 수치가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또 이들 그룹은 방향, 주의력, 기억력, 언어 및 시각공간 기술을 포함해 인지 능력을 평가하고 가벼운 치매 판정을 위한 인지능력 테스트에서도 나쁜 점수가 나왔다.

긴 수면 그룹도 실행 기능 저하가 관찰됐지만 수치는 높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지능력 테스트에서도 정상 수면시간 그룹보다 살짝 낮은 점수가 나왔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수면이 부족한 노인들에게서 수치가 높게 조사된 점이다. Aβ는 정상적 뇌세포 활동의 결과로 생성되는 물질이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뉴런 세포 밖에 축적돼 아밀로이드반(Amyloid plaque)이란 단백질 구조물을 형성되게 되면 뉴런과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의 구조와 기능을 망가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유력한 원인 물질로 추정되고 있다.

위너 연구원은 “건강한 70대 노인의 30%가량은 뇌에 적당한 양의 아밀로이드반이 관찰된다”면서 아밀로이드반 자체를 퇴행성 뇌질환과 바로 연결시키는 것은 경계했다. 하지만 수면과 생성 간의 연관관계를 주목한 연구는 전에도 있었다. 영국 알츠하이머연구소의 커뮤니케이션 부서장인 로라 핍스는 “수면이 뇌에서 아밀로이드 생성을 제한하고 그것을 제거하는 배수 시스템의 작동을 돕는다는 연구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핍스 부서장은 가 알츠하이머 증세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형성된다는 점에서 “수면과 알츠하이머 위험을 연구할 때 무엇이 원인이고 무엇이 결과인지를 구별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랜 시계열 연구가 아니라 특정 시점에만 주목할 때 그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밖에도 짧은 수면 그룹과 긴 수면 그룹이 모두 정상 수면 그룹보다 더 우울증 증세를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카페인 섭취는 수면시간과 큰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지만 술을 많이 마실 경우엔 수면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의 수면시간에는 성별, 인종, 민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과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일수록 수면을 더 오래 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백인은 평균수명 시간이 7시간 9분이라 보고했다. 이에 비해 흑인은 37.9, 아시아인은 27.3, 히스패닉은 15분 각각 덜 자는 것으로 보고했다.

핍스 부서장은 이번 연구가 참가자들의 실제 수면시간이 아니라 그들이 보고한 수면시간에 기초하고 있으며 수면의 질까지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지만 “성인일 경우 7시간에서 9시간 사이의 수면이 일반적 건강은 물론 뇌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고 평가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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