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알츠하이머와 연관성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가 알츠하이머 증세와 비슷하게 인지능력 저하를 초래하거나 알츠하이머 증세를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아르헨티나의 60세 이상 성인 200여명을 대상으로 중추신경계에 끼친 영향을 조사한 국제 컨소시엄의 연구결과 코로나19로 후각 기능 상실이 지속되는 사람은 인지 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CNN이 29일 보도했다. 또 3~6개월이 지난 후에도 환자의 절반 이상이 여전히 건망증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약 4분의 1은 추가적인 인지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화상회의로 열린 알츠하이머 국제협회에서 이러한 연구결과를 발표한 가브리엘 드 에라우스킨 미국 텍사스대학 신경과 교수에 따르면 인지능력 저하는 코로나19 병세가 얼마나 심했는지 여부와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라우스킨 교수는 “(인지능력 저하를 보인 환자들 중) 많은 사람이 감기증세나 후각 기능 마비 같은 최소한의 증세만 보였다”면서 “감염 초기 병세의 심각성만 갖고 인지능력 저하의 발생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CNN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들 환자들이 보여준 지속적인 건망증, 과제 순서 기억하기의 어려움. 특정 단어 및 표현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 등의 인지적 문제는 알츠하이머 증세와 유사했다. 에라우스킨 교수는 뇌에서 후각을 담당하는 부분이 알츠하이머병의 영향을 받는 부분과 겹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코로나19의 이러한 후유증이 알츠하이머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될지 아니면 회복될지를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그는 또 노년층에서 발견되는 이런 증세와 종종 더 젊은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뇌안개’ 증세는 구별된다고 지적했다. 뇌안개란 머리에 안개가 낀 듯 멍한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에라우스킨 교수는 뇌안개 증세를 보이는 젊은 환자들의 경우엔 “더 많은 주의력 문제, 집중력 문제, 그리고 더 많은 불안과 우울증을 대동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회에선 코로나19와 알츠하이머의 연계를 보여주는 생체지표(바이오마커)들이 발견됐다는 보고도 나왔다. 토머스 위스니에프스키 미국 뉴욕대 그로스만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는 뉴욕대 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중 신경이상 증세를 보이는 60대 이상의 310명에게서 알츠하이머 판정을 내릴 때 사용되는 바이오마커들이 높은 수준으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그 중에는 신경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진 타우(tau)라는 단백질도 포함돼 있다. 위스니에프스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해 알츠하이머 관련 증상과 병리 증세가 가속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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