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중 왈칵 울음... 원인은?

[사진=m-gucci/gettyimagebank]
뛰다가 우는 사람들이 있다. 마라톤 결승점이 임박하여 감격한 탓도, 한겨울 눈시울 아리도록 불어오는 찬 바람 때문도 아니다.

미국 '맨스 헬스'가 마라톤 등 달리기 운동 중 갑자기 눈물을 쏟는 사람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흔하지 않지만 지극히 정상이다. 주로 중장거리 달리기에서 나타나지만, 수영, 사이클, 스키 등 장시간 지속하는 운동이라면 어느 종목에서든 가능한 현상이다.

스포츠 심리학자 메건 캐넌 박사는 "더는 뛸 수 없을 것처럼 힘든 사점(dead point)을 넘기면 몸은 마치 자동항법장치를 켠 비행기 같은 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거기서 달리기를 지속하면 다양한 호르몬이 분비되고 팔다리와 함께 뇌가 서서히 지쳐간다. 그는 "평상시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감정이 울컥하는 걸 뇌가 억누르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너스 하이'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장시간 운동을 지속하면 엔돌핀이 분비돼 통증이 줄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경지다. 상담 심리학자 힐러리 코선 박사는 "러너스 하이가 마음 속 깊은 곳 감정을 끌어낼 수 있다"면서 "행복하고 긍정적인 감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뛰다가 울음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코선 박사는 "내가 왜 이럴까, 걱정하거나 자책할 필요가 전혀 없다"면서 "그저 슬픈 감정을 울음으로 털어내고 마음의 짐을 덜라"고 조언했다.

그는 "모든 운동은 정도의 차가 있을 뿐 치유 효과가 있다"면서 "슬픔, 분노, 스트레스를 애써 무시하기보다 운동을 통해 배출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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