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상도 MRI 탑재한 방사선 치료장비 ‘유니티’ 국내 출시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늘고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로 인해 암 예방 및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암 치료는 크게 방사선 치료, 외과적 수술, 항암화학요법 등 세 가지로 진행되는데, 이 중 방사선 치료는 치료 장비의 국내 보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는 100만 명당 4~5대의 방사선 치료 장비가 있는데, 이는 유럽이나 미국 보급률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방사선 치료 장비의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거나 보다 정밀한 치료가 가능한 장비 도입이 필요한 상황. 이에 최근 스웨덴 방사선치료장비 기업인 엘렉타의 ‘엘렉타 유니티(Elekta Unity)’가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엘렉타코리아는 24일 최첨단 자기공명영상유도 방사선치료(MR/RT, Magnetic resonance radiation therapy) 시스템으로, 실시간 시각화된 종양 상태에 따라 맞춤화된 방사선 치료를 하는 엘렉타 유니티를 국내에 첫 출시했다고 밝혔다.

스웨덴하면 이케아, H&M, 볼보, 또 최근 코로나19 백신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기업이 떠오른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도 대표적인 스웨덴 강소기업으로 꼽히는 곳이 있다. 바로 엘렉타다. 국내에서 엘렉타 기업 인지도는 낮지만, 이미 뇌 질환 치료장비인 엘렉타의 감마나이프가 국내에 21대 설치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입 허가를 받은 엘렉타 유니티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지난달 16일 반입됐다. 오는 7월부터는 해당 기기를 통한 방사선 치료가 환자들에게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장인 이익재 교수는 “MRI가 함께 있는 영상유도 방사선치료(IGRT)는 실시간 추적이 가능하고 정확한 선량분포 계산으로, 기존보다 정확하게 병변 부위를 보고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간, 췌장 등 MRI 촬영이 필요한 부위의 질환에 특히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엘렉타 유니티는 필립스사의 고해상도 1.5T MRI와 업계 최고 수준의 7MV 선형가속기(Linac) 기술이 결합된 방사선 치료 장비다. 국내에 현존하는 방사선 암 치료기 중 처음으로 1.5T MRI가 탑재됐다. 선명해진 고해상도 MRI 영상으로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학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개인 맞춤화된 정밀한 방사선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림=저해상도 MR영상과 1.5T 고해상도 MR영상 비교. 엘렉타 제공]
기존 CT와 저해상도 0.35T MRI를 활용한 방사선치료보다 정상 조직과 종양 사이의 경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종양 형태와 크기,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내부 장기의 움직임으로 인한 종양 위치 변화도 실시간 반영해 의료진이 종양에 방사선량을 최대한 전달하는 치료가 가능토록 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현재 종양 상태를 확인해, 정상 조직을 피해 종양에만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할 수 있다는 것. 이를 통해 암세포 표적률은 높이고, 부작용은 감소시킨다. 치료 시간과 횟수를 단축시켜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병원 방문을 꺼리는 환자들의 편의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엘렉타 유니티가 임상 환경에 적용된 지는 이제 2년이 좀 넘었다. 아직 짧은 기간이지만, 기간 대비 다기관 연구 논문 등 다양한 임상 논문들이 나오고 있다. 엘렉타 글로벌 임상연구 부사장인 존 크리스토듈리아스 박사는 “다국가 8개 센터가 참여한 임상에서 폐소공포증으로 치료를 중단한 사례는 없었으며, 40개 이상의 해부학적 치료부위 수가 확인됐고, 소수의 전이성 질환이 주요 적응증으로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엘렉타 유니티는 현재 미국 MD앤더슨 암센터, 독일 튀빙겐 대학병원, 스웨덴 웁살라 대학병원 등 전 세계 권위 있는 암 병원 22곳에 설치돼있으며, 2000명 이상 암 환자의 30여 가지 각기 다른 증상을 치료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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