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종양 환자 '이식 합병증' 막는 실마리 찾았다
국내 의료진이 조혈모세포 이식 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신동엽 연구팀이 이러한 연구결과를 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체외 조혈모세포로부터 'T림프구 전구세포'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혈액종양 환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시 T림프구 전구세포를 동시에 이식받으면 이식 후 생길 수 있는 치명적인 감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것.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는 환자와 T세포요법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조혈모세포이식은 혈액종양 환자에게서 암세포와 조혈모세포를 제거한 후 건강한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치료법이다. 재생 불량빈혈, 골수이형성증후군과 같은 골수 부전 증후군, 재발/난치성 백혈병, 림프종, 다발골수종 등 다양한 종류의 혈액암 완치에 매우 효과적이고 중요한 치료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합병증 위험도 매우 높아 선택적인 환자군에서만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T림프구계의 발달 미비로 인한 면역 저하는 거대세포바이러스 감염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켜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흔히 T세포로 불리는 T림프구는 세포성 면역에 관여하며 암세포를 공격해 파괴하며 각종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T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안 하면 면역체계가 망가진다. T림프구는 조혈모세포에서 분화해 흉선에서 T림프구 전구세포를 거쳐 발달한다.
T림프구의 발달과정은 다른 면역세포와는 판이해 기존의 방법으로는 효과적인 생산이 어려웠다. 생쥐에서 유래된 흉선세포와의 공배양을 통한 방법이 일부 성공적이었으나 실제 환자 적용은 불가능한 기술이었다. 연구팀은 우선적으로 환자적용을 위한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춰 생쥐유래 세포 및 단백을 배제하고 실험에 임했다.
T림프구 전구세포를 만들어내는 조건 확립을 위해 연구팀은 제대혈 조혈모세포를 고순도로 추출한 후, 인체 유래 재조합 단백과 사이토카인(신호전달물질)을 이용해 흉선 모사 환경을 만들었다.
이러한 이종 세포 배제 배양조건에서 생리적인 저산소환경의 세포배양조건을 배합한 결과, 더욱 효과적으로 T림프구 전구세포가 증폭 생산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 현상은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인 아스코르브산(비타민 C)에 의해 더욱 배가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한 달간의 오가노이드(인공 흉선) 3차원 배양법을 통해 이런 연구 결과를 검증했다. 생리적인 저산소환경과 아스코르브산의 조건하에 체외에서 생성된 T림프구 전구세포가 실제 면역세포로서 기능을 가진 T림프구로 발달한 것을 세포 내 사이토카인 생성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즉, 체외 조혈모세포의 T림프구 전구세포 및 T세포 증폭 생산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신동엽 교수는 "조혈모세포 이식 후 T림프구 결핍으로 일어나는 치명적인 감염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물질과 배양조건을 200회 이상 테스트한 결과, 이런 방법을 찾았다"며 "T림프구를 체외에서 효과적으로 배양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는 환자의 치료성적을 향상시키고, 최근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세포치료기술을 업그레이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 분야 학술지인 '줄기세포(Stem Cells)'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