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생활방식이 자녀 심장 건강 결정한다(연구)

[사진=Choreograph/gettyimagebank]
어머니의 생활방식이 자식의 심장마비나 뇌졸중 발생 시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장에 건강한 생활방식을 가진 어머니의 자식은 건강하지 못한 생활방식을 가진 어머니의 자식보다 약 10년 더 심혈관 질환 없이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어머니가 자녀들의 건강에 중요한 게이트키퍼라는 사실을 제시한 것이라고 논문의 저자인 미국 밴더빌트대 제임스 무치라 박사가 말했다.

지금까지 연구는 부모가 유전자와 공통의 환경을 통해서 자녀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부모의 심장 건강이 자녀의 심혈관 질환 발병 시기와 관계있는지를 최초로 검증한 것이다. 아울러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자녀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다.

연구 대상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프래밍햄 주민인 ‘자녀-아버지-어머니’로 구성된 1989개 3인조 그룹이다. 자녀들은 평균 32세에 이 연구에 처음 등록했고 연구팀은 1971년부터 2017년까지 46년 이상 심장마비,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발병 시기를 추적했다.

부모의 심혈관 건강은 금연, 식습관, 신체 활동, 체질량 지수,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혈당 등 일곱 가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연구팀은 부모의 심장혈관 건강과 자녀가 심장혈관 질환 없이 산 기간의 연관성을 모녀, 모자, 부녀, 부자 관계별로 각각 분석했다.

그 결과 건강한 심장을 가진 부모의 자녀와 건강하지 못한 심장을 가진 부모의 자녀는 심혈관 질환 없이 사는 기간이 27년과 18년으로 9년이나 차이가 났다. 특히 심장이 건강하지 못한 어머니의 자녀와 건강한 어머니의 자녀는 심혈관 질환 시작까지 걸리는 기간이 두 배나 차이가 났다. 하지만 아버지의 심장 건강 차이는 자녀에게 의미 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무치라 박사는 “어머니가 자녀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임신 기간의 건강 상태와 자녀의 어린 시절 환경의 조합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임신 때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다면 그 위험 요인이 아주 일찍 자녀에게 각인된다”고 덧붙였다.

아들은 어머니의 건강하지 않은 생활방식의 영향을 딸보다 더 받는다는 사실도 이 연구에서 나타났다.

무치라 박사는 “아들이 딸보다 더 나쁜 생활 습관을 갖고 있어서 상황을 더 악화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큰 위험을 물려받은 사람은 열심히 운동하고 잘 먹음으로써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위험이 더 크게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Parental cardiovascular health predicts time to onset of cardiovascular disease in offspring)는 유럽 예방심장병학회 저널과 유럽 심장병학회 저널에 최근 실렸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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