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덱사메타손 치료에 ‘중증 논란’ 일어난 이유

[사진=트럼프 대통령이 4일 차량을 이용, 병원 밖으로 나와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BC방송 캡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덱사메타손이 이런 논란을 부른 이유는 무엇일까?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치료는 ‘다면적 접근법’이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백악관 의료진인 숀 콘리에 의하면 덱사메타손도 여러 치료 방법의 하나로 사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치료 과정에서 혈중 산소 농도가 두 차례 정도 떨어졌으며, 이때 덱사메타손이 사용됐다는 것.

덱사메타손은 다양한 질환에 널리 사용되는 스테로이드제다. 코로나19 중증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하는데도 사용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에 의하면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치료 옵션으로 증상을 현저히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항염증 목적으로 다양한 질환에 경구용 혹은 정맥주사용 스테로이드제로 처방되고 있는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치료에는 어떠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을까?

코로나19 환자는 바이러스에 대항해 염증을 생성하는데, 일부 환자는 이 염증성 물질로 인해 급성호흡곤란증후군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혈류로 산소가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고, 상태가 심각해진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지난 6월 연구에 의하면 이처럼 심각한 합병증을 가진 코로나19 환자에게 덱사메타손을 적용했을 때 유의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호흡기 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사망률은 35%, 보충용 산소장치가 필요한 환자들의 사망률은 20% 낮아진 연구결과가 도출된 것.

이처럼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그보다 증상이 약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는 없다.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치료 과정에서 텍사메타손은 적정한 시기에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증 상태가 아닌 코로나19 환자에게는 덱사메타손을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스테로이드제는 환자가 바이러스와 싸울 능력을 저해하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질병의 초기 단계에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면 바이러스와 싸우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스테로이드제를 필요 이상 사용하면 당뇨나 감정적 장애 등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덱사메타손을 적용했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 로스앤젤레스 캠퍼스의 러셀 버 교수에 의하면 지명도를 지닌 사람들은 일반인들보다 공격적인 치료를 받는 경향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증 상태가 아니더라도, 보다 적극적인 치료요법들이 동원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더불어 다양한 치료법을 동원하기 위해 의료진이 신중한 방식으로 접근해 치료에 임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열이 없는 양호한 상태로, 이르면 오늘 중 퇴원 가능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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