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제 사용…지쳐가는 피부, 해결책은?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직장여성 양모씨(32)는 최근 고민이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출퇴근 지하철에서는 물론이고 근무시간에도 마스크를 쓰고부터 평소에 없던 피부트러블이 생겨서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번 손을 물로 씻을 수 없어 사용하게 된 손 소독제도 사용할수록 피부가 따끔거리고 벗겨지는 느낌이 들지만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는 뾰족한 대안이 없어 난감하다.
최근 국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진자가 7,000명을 훌쩍 넘어서면서 범국가적인 확산 방지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권고되어 의료기관이나 대형건물의 경우 미착용 시 출입을 제한하는 곳이 대부분이며, 외부활동이나 접촉 후에는 즉시 손을 소독하도록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와 손소독제의 지속적인 사용으로 인해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는 사람들 또한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피부도 지키면서 현명하게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피부는 바깥에서부터 표피, 진피 및 피하지방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체에서 가장 넓고 큰 부분을 차지하는 기관이다. 감각기관 역할, 체온조절 및 수분‧전해질 유출 방지 등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유해한 외부자극 혹은 이물질 침입 시 매우 똑똑하고 유기적인 보호벽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장시간의 마스크 착용과 잦은 손소독제 사용은 피부의 보호막인 유‧수분 밸런스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마스크 착용이 피부에 직접적인 자극을 준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장시간 착용 시 마스크 내 습도가 높아지면서 노폐물, 땀, 화장품 그리고 이물질 등이 뒤섞여 모공을 막게 됨에 따라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폴리프로필렌, 폴리에틸렌 등의 합성섬유와 접착제로 만들어지는 1회용 마스크들의 경우 지속적이고 장시간 피부에 닿을 경우 접촉성 피부염이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마스크의 연속적인 장시간 착용은 피하고, 착용할 때에는 최소한의 화장품만 피부에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안쪽이 오염 된 마스크는 재사용하지 말고 그때그때 교체하는 것이 적절하다.
간편하게 사용하는 손소독제의 경우 수시로 사용하면 피부 표피의 지질층이 파괴되고 각질층도 날아가 피부가 더욱 건조해진다. 결국, 손소독제의 잦은 사용이 피부 보호막 손상을 유발해 외부 자극 물질에 더 취약해지는 역설적인 상황을 초래하는 것. 손소독제 사용 시에는 반드시 보습제를 병행해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에탄올 농도가 너무 높은 소독제는 피부를 지나치게 자극하므로 60~80% 수준의 제품이 적당하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유화정 교수는 “마스크 착용 자체가 피부트러블의 원인은 아니지만 장시간 착용 시 높은 습도로 인한 이물질 흡착, 마스크에 대한 지속적 피부접촉으로 인한 트러블이 발생할 수 있다”며 “중간 중간 마스크를 벗고 피부에 휴식을 주고, 마스크 안쪽 오염 시 즉 시 교체 후 사용함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손소독제에 대해서는 “이미 소독이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보습제를 사용한다고 소독효과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며 “손소독제 사용 후 보습제 사용을 통해 피부보호막 손실을 막아야 한다”고 권했다. 유 교수는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도 중요하지만, 피부관리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꼼꼼한 관리 후에도 피부 트러블 증상이 가라앉지 않고 심해지면 민간요법 등에 의존하지 말고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