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년 마라토너가 20대보다 더 잘 달릴까?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경우 40대의 기록이 20대 젊은이보다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스포츠 앱 '스트라바(Strava)' 사용자들의 마라톤 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미국에서 만든 이 앱은 달리기나 사이클링을 할 때 운동시간과 거리는 물론,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해 경로까지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다.
스트라바가 집계한 40~49세의 남성 완주 평균 기록은 4시간 17분이었고, 같은 또래 여성 기록은 5시간이었다. 중년 남녀의 이런 기록은 20대 남녀와 비교할 때, 각각 2분과 1분이 빠르다.
젊을수록 기록이 좋다는 스포츠 계의 일반적인 규칙을 거스르는 이런 현상은 왜 발생한 걸까?
스트라바에 따르면 첫 번째 원인은 연습량이었다. 중년 주자들은 대회 참가 전 3개월 동안 1주일에 45km를 달렸지만, 20대의 연습량은 38km에 그쳤다.
두 번째 원인은 마음가짐. 59세의 마라토너 리처드 애스퀴스는 “나이를 먹으면 달릴 때 거리와 시간을 따지며 안달을 내기보다는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마라톤 전문가들은 20대 주자들은 골밀도와 근육량에서 중년을 앞서지만, 레이스 운영 경험과 집요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켄트 대학교 바이바 크리건 레이드 교수는 “마라톤 경주에서 젊은이들이 초반에 치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40대는 그런 오버페이스의 부작용을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세대별 연습량이 차이나는 것은 다소 의아하다”면서 “40대가 연습 달리기를 할 때도 앱을 켜서 꼼꼼하게 기록을 남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