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까지 몰아붙이는 쾌감... 매운 음식에 끌리는 이유
떡볶이나 낙지볶음 같이 매운 음식을 먹으면 혀가 얼얼하다. 조금 있으면 입안 전체가 타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눈물, 콧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어떻게 된 까닭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운 음식을 먹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미국 주간지 ‘타임’이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도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나오는 건 눈물, 콧물뿐이 아니다. 위장도 액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몸에 침입한 매운 맛을 물리치기 위해서다. 켄터키 대학교 의대 이비인후과 교수인 브렛 코머는 이에 대해 “세차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오물을 제거하기 위해 차에 물을 뿌리듯, 우리 몸이 매운 양념을 씻어내기 위해 수도꼭지를 여는 셈이다.
매운 맛을 내는 것은 캡사이신 성분이다.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혈관이 확장되고 피부가 붉어지며 체온이 올라간다. 그런 현상은 피부에 닿았을 때도 마찬가지. 칼리지 런던 대학교 신경 약리학 교수 안소니 디킨슨에 따르면, 그래서 관절염이나 근육통에 바르는 크림에 캡사이신을 넣는 경우가 존재한다. 일단 캡사이신으로 화하게 자극을 받고 나면 고통에 대한 감각이 둔해진다. 따라서 환부 통증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는 것.
그밖에 캡사이신은 심장과 대사 기능을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2017년의 연구에 따르면, 비만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중국의 연구진은 평소 캡사이신이 포함된 식사를 한 이들의 경우, 사망률이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속이 쓰리는 것을 참아가면서까지 매운 음식을 먹는 것은 건강에 좋기 때문이 아니다. 극한까지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그 과정에서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폴 로잔 교수는 “사람들은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공포 영화를 보는 것과 비슷한 이유로 매운 음식에 끌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