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만? 예비 아빠도 체중 늘어난다 (연구)
임신한 여성은 체중이 증가한다. 이는 과학적으로 체계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임신한 아내를 둔 남성은 어떨까. 마찬가지로 체중이 늘어난다. 그 이유는 뭘까?
임신한 여성은 태아 성장과 젖 분비를 위해 호르몬이 변화하는데, 이로 인해 체중이 증가하기 쉬운 몸이 된다.
아빠가 될 준비를 하는 남성은? 마찬가지로 아내가 출산을 앞뒀을 때 체중이 늘어난다는 보고가 있다. 여성에 비하면 연구가 부족한 편이지만 여기에도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연구팀은 출산 전후로 남성의 체중이 늘어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그 근거들을 수집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곧 아빠가 될 예정이거나 막 아빠가 된 남성의 체중 증가 현상은 우선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아기가 태어나면 가족 구성원이 늘어나는 만큼 남성의 책임 부담이 커진다. 이때 몸에 지방을 축적하면 활동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하게 되고, 가족에게 해를 가할 수 있는 외부 침입자에 대항할 힘도 세진다는 설명이다.
진화론적인 관점 외의 또 다른 설명 역시 가능하다. 일단 수면 부족과 연관이 있다. 아내가 임신과 출산 과정을 거칠 때 남성 역시 잠이 줄어들거나 수면 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아지는데, 수면 부족은 체중 증가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잠이 부족하면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운동 부족도 원인이다. 자신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길었던 남성은 아빠가 될 준비를 하거나 아빠가 된 이후 본인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운동 시간도 감소한다. '인간 운동 역학(human kinetics)'에 실린 선행 연구에서 실질적으로 막 아빠가 된 남성들의 운동 시간이 줄어든다는 점이 확인됐다.
호르몬 변화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설명된다. 남성은 아빠가 되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하는 변화를 보이는데, 이는 다른 남성과의 경쟁보다 육아와 가정에 집중하는 우선순위의 변화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면 체지방이 좀 더 잘 축적되고 근육 밀도는 떨어진다는 점에서 좀 더 쉽게 살이 찐다.
심리적인 요인도 있다. 우울감과 스트레스 증가다. 이 두 가지 모두 체중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연구팀은 아빠가 될 남성의 체중 증가 원인이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한 만큼 비교 문화 연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공통 현상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해당 연구(The weight of fatherhood: identifying mechanisms to explain paternal perinatal weight gain)는 '건강 심리학 리뷰(Health Psychology Review)' 온라인판에 6월 11일 실렸다.
[사진=Halfpoint/shutter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