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하는 영유아 잠 덜 잔다
충분한 수면은 영유아의 건강과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런데 최근 논문에 따르면 어린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터치스크린을 사용하느라 수면 시간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린 최신 논문에 따르면 스마트기기 사용은 영유아의 수면시간을 감소시키는 원인이다. 단 이번 보고에 따르면 스마트기기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만 미치는 건 아니다.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소근육이 발달하는 경향을 보였다. 소근육은 주로 유아기 때 발달하는 근육으로, 손가락처럼 정교한 움직임에 사용되는 근육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영국 버벡대학교 연구팀은 생후 6~35개월 영유아 자녀를 둔 715명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아이의 터치스크린 사용 빈도와 수면패턴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수면패턴은 낮과 밤 시간 각각 얼마나 자는지, 한 번 잠이 들었을 때 몇 시간이나 자는지, 밤새 몇 번이나 잠을 깨는지 등을 물어 평가했다.
설문조사 분석 결과, 터치스크린을 오래 사용한 아이들일수록 잠드는데 어려움을 느꼈다. 또 전반적인 수면 시간 역시 짧았다. 스크린 사용 시간이 한 시간 늘어날 때마다 수면시간은 15분씩 줄어들었다. 낮 시간대 수면시간은 오히려 11분 늘어났지만, 밤 시간대 수면이 26분 줄어들면서 평균적으론 수면시간이 줄어드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반면 밤새 잠이 깨는 빈도수는 별다른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터치스크린 사용이 수면 부족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뭘까. 첫 번째는 전자기기 사용 자체가 수면패턴을 어지럽히는 요인일 가능성 때문이다. 또 두 번째는 스크린에 등장하는 콘텐츠에 대한 흥미가 각성 상태를 유도해 잠들기 어렵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터치스크린이 직접적으로 수면을 방해하는 이유는 스크린에서 나오는 불빛의 영향이 크다. 스크린의 밝은 불빛은 생체리듬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을 억제해 잠들기 어렵게 만든다. 활동량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활동항진 상태의 아동은 수면이 부족하고 터치스크린을 자꾸 사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결과도 있다.
이번 연구 때문에 3세 이하의 아동은 터치스크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기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인과관계가 불분명한데다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는 부분까지 있기 때문이다. 스크린을 쳐다보고만 있는 아이들보단 화면을 직접 넘기거나 게임을 하는 등 좀 더 능동적으로 사용하는 아이들이 근육의 운동 기능이 발달하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소아학회는 올해 초 생후 18개월 이하는 디지털 스크린에 노출돼선 안 되고, 2~5세 아동은 하루 1시간 이상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팀은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좀 더 확실한 증거를 찾아야 하며, 강압적으로 무작정 사용을 못하게 막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은 아닐 것으로 보았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