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비교 “여성은 신체구조상 음주-흡연에 취약”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음주나 흡연에 약하고 몸에 더욱 해로운 과학적인 이유가 나왔다. 똑같이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더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더 불리한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 연구팀이 지난달 국제학술지 ‘역학저널(Journal of Epidemiology)’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흡연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암이나 출산 장애를 유발하는 각종 독소가 체내에 최대 5.5배 더 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남성은 대부분의 오염 물질에서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농도 차이가 크지 않았다.

연구팀이 만 21-73세 성인 401명(남 232명, 여 169명)을 흡연자와 비흡연자로 구분해 체내에 ‘잔류성 유기 오염 물질(POPs)’이 얼마나 쌓이는지 비교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 POPs는 다이옥신, 폴리염화바이페닐(PCBs), 디디티(DDT) 등 독성 물질 26종을 일컫는다. 몸 안에서 암, 면역 체계 교란, 중추신경계 손상, 출산 장애 등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이번 연구에서 여성은 다이옥신 계열 PCBs 농도에서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유형에 따라 2.8-3.5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비 다이옥신 계열 독소 중에는 농도 차이가 5.5배인 물질(PCB 180)도 있었다. 남성은 다이옥신 계열인 PCB 157에서 흡연 여부에 따른 농도 차이가 2.3배로 나타났지만, 나머지 물질에선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한편 개인차가 있지만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알코올 분해효소가 2배가량 적다. 남녀가 같은 양의 술을 마신다면 여성이 더 빨리 취하고 해독도 느리다. 위와 장에서 흡수된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되는데 아세트알데히드 탈수소효소(ALDH)에 의해 초산으로 바뀐 뒤 물과 이산화탄소로 최종 분해돼 몸 밖으로 배출된다.

여성이 술을 마시면 금방 얼굴이 붉어지고 취기가 오르는 것은 남성에 비해 ALDH가 적거나 비활성형 ALDH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음주후 머리가 아프거나 구토가 나는 이유는 대사 과정에서 쌓인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히드를 간에서 얼마나 빠르게 분해하는가가 주량을 좌우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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