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불매운동’ 확산에 대체품 급부상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면피성 늑장사과로 대처한 옥시레킷벤키저(RB)코리아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이 회사를 향한 들끓는 여론이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표출되고 있다. 생활용품에서부터 위생용품, 의약품까지 RB코리아의 상품들이 실생활과 밀접하다보니 불매운동이 번지면서 대체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원래 옥시는 동양화학그룹의 계열사였다. 옥시크린과 물 먹는 하마 등 생활용품 제조사로 인지도가 높은 옥시의 생활용품 사업부를 네덜란드 법인인 레킷벤키저NV가 지난 2001년에 인수하면서 지금의 옥시레킷벤키저가 국내에 들어섰다. 이 때문에 레킷벤키저는 몰라도 옥시를 아는 소비자들이 많다.
옥시레킷벤키저의 지분은 2009년에 영국 법인인 레킷벤키저PLC가 모두 인수했고, 가습기 살균제 이슈가 불거지기 시작한 2011년 말 돌연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레킷벤키저는 영국의 레킷앤드콜먼과 독일의 벤키저라는 200년 전통의 두 기업이 1999년에 합작해 세운 세계적 종합 생활용품 기업이다. 항균제 데톨, 제모제 비트, 방향제 에어윅, 세정제 이지오프뱅 등 생활건강용품뿐 아니라 북미지역 머스터드 판매 1위 브랜드인 프렌치스푸드, 콘돔 제조사로 유명한 듀렉스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특히 옥시레킷벤키저는 국민건강과 직결된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어 소비자들의 반감을 더하고 있다. 위장약 개비스콘과 인후염약 스트렙실은 유럽에서 반세기 이상의 역사를 가진 스테디셀러 의약품이다. 관절염 예방에 좋은 무브프리 글루코사민 비타민 D 플러스라는 건강기능식품도 국내 출시했다.
인터넷에서는 옥시레킷벤키저의 대체제 명단을 공유하며 불매운동 참여를 촉구하는 네티즌들이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이다. 특히 국민 건강과 직결된 옥시레킷벤키저의 의약품과 의약외품들은 약국에서도 불매 대상이 되며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개비스콘과 스트렙실, 데톨, 비트, 듀렉스 등이 해당된다.
지난 2009년 국내 출시된 개비스콘은 위산역류로 인한 가슴쓰림,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빠르게 진정시키는 효과로 인기를 모았다. 주성분인 알긴산이 위산과 결합해 위에 겔 형태의 방어막을 형성하면서 소화에 영향을 안 주면서 위산역류를 막아준다.
개비스콘 대체품은 시중에 넘쳐난다. 위장약 시장에서 개비스콘과 쌍벽을 이루고 있는 보령제약의 겔포스엠을 필두로, 개비스콘 주성분인 알긴산 제제 복제약들이 2013년부터 쏟아져 나온 상태이다. 일동제약의 가스피스, 국제약품 개비트론, SK케미칼 게스벡터, 동성제약 듀오스콘, 광동제약 다이스콘, 동국제약 위스콘, 동아제약 애시논, 유한양행 윌로겔, 부광약품 지아이스피드 등 23개 품목에 이른다.
인후염약인 스트렙실도 마찬가지. 사탕과 같은 제형이지만, 어차피 플루르비프로펜을 성분으로 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이기 때문에 덱시부프로펜, 이부프로펜 등 같은 계열의 진통제나 목캔디로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바이엘의 아스피린, 화이자의 애드빌, 삼일제약 부루펜 등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제품이다.
항균제인 데톨은 상처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고 질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다. 손 세정제 등 여러 형태의 제품이 있는데 국내 다수의 생활건강용품업체들도 다양한 항균제들을 선보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해피바스, 오쎄의 메디버블, CJ라이온의 아이깨끗해, 네이처리퍼블릭의 핸드앤네이처, LG생활건강의 메소드, 보령메디앙스의 B&B 등의 브랜드가 있다.
비트를 대체할 제모제로는 왁스앤왁싱, 뭄, 슈가스트립이즈, 맨디스, 니심, 패리사, 미샤 등 다양한 국내외 브랜드가 있다. 듀렉스를 대체할 콘돔제조사로는 유니더스, 오카모토 등의 회사기 있다. 초박형 콘돔인 ‘스킨레스’와 ‘0.03’을 만드는 일본기업인 오카모토 역시 1940년대 군수물자로 콘돔을 공급하며 성장한 전범기업이라는 것이 알려져 불매운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