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 “보상금 100억 마련”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 “보상금 100억 마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가 ‘대국민 사과문’과 함께 피해자 보상을 위해 1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큰 고통과 슬픔을 겪은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드린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피해자에 대한 사과는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사 중 처음으로 이 문제가 확인된 2011년으로부터 5년 만의 일이다.

검찰은 지난 1월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을 만들어 본격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부가 인정한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사망자는 현재 146명이다. 롯데마트는 자체 브랜드 상품인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해 사망자를 냈다. 롯데마트를 포함해 10여 개에 달하는 관련 업체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에 관련돼 있다.

이번 사건을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족, 시민단체와 함께 국가적인 이슈로 확대시킨 사람은 전현희 20대 국회의원 당선인(더민주당, 서울 강남을)이다. 4.13 총선에서 야당 불모지였던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돼 화제를 모았던 치과의사 출신 변호사다.

지난 18대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었던 전현희 전 의원은 2011년 국정감사에서 “영유아 사망 등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는데 보건당국이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질타하면서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의 제조사, 제품명을 공개하고 강제 회수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피해자가 산모, 영유아라는 점에서 굉장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면서 “식약청이 사실상 인체에 유해한 성분을 관리, 감독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가습기가 판매된 1997년으로 조사시점을 거슬러 올라가면 심각한 폐 손상을 입은 피해자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전 당선인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 “이미 5년 전에 예견된 일이었다”며 정부 당국의 늑장 대응을 비판했다. 그는 “당시 관련부처에서 사건의 원인규명과 피해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면 지금처럼 피해자가 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당국의 역학조사를 통해 인과관계가 어느 정도 밝혀졌다는 판단 아래 정부에 가습기살균제의 문제 성분과 제품에 대해 정확한 정보공개를 요청했으나 정부측에서 공개를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현희 당선인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그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과 피해방지를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 시절인 지난 2002년 혈액제제로 인한 혈우병 환자의 에이즈 감염 사건과 관련, 연구진과 혈우병 환자를 위해 무료에 가까운 변호사비를 받으며 헌신적으로 변론에 참여하기도 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왕성한 활동력을 인정받은 그는 20대 국회에서도 보건복지위 활동이 예상되고 있다. 검찰수사와 롯데마트의 대국민사과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은 전현희 당선인이 합류하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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