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직원들은 의료진 생각이 궁금하다
반나절을 할애해 병원을 모니터링 하다 보면 항상 직원들로부터 감지되는 영역이 있다. 의료진이 자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무척이나 궁금해 한다는 것이다. 일은 잘 하고 있는지, 자신의 일 처리가 맞는지, 혹시나 불신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직원들 마음 한 켠에는 의구심이 가득하다.
업무에 대한 피드백이 없는 경우 즉 의료진이 직원들과 대화가 많지 않은 경우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진다. 사소한 것으로 여길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직원들이 항상 궁금해 하고 확인하고 싶은 것은 바로 함께 일하는 의료진의 생각이다.
의료업무는 오더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만큼 상명하복의 특성이 강하고 업무 외에 일상적인 대화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또한 의료진은 관리자를 통해 지시하고 통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직원들의 생각을 읽는 것은 대부분 관심 밖의 일이다. 그래서 인지 직원들과 대화시간을 갖는다는 것 자체를 상당히 부담스러워 한다.
그러나 직원들의 생각은 의료진과 많이 다르다. 의료진이 먼저 말을 건넨다는 것, 사소한 대화가많다는 것은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관심을 받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처럼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직원들과의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갖는다는 것은 직원들에게 작은 신뢰감을 표하는 일이기도 하다.
1차 의료기관의 수장으로서 의료진이 갖추어야 할 것은 환자의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경영자로서 진료프로세스를 성실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파트너십을 이끌어내는 능력이기도 하다.
사람이 움직여 생산력을 얻는 서비스 업종에서는 직원들의 맨 파워 역시 수익을 창출하는데 큰 기여를 한다. 환자의 불편한 심기를 읽는 것, 환자가 말하기 전에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말을 건네는 것, 환자가 미처 챙기지 못했던 것들을 알아서 도움을 주는 것 역시 직원들이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이러한 직원들의 태도는 관리상의 통제와 월급이라는 금전적인 보상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직 직원들이 의료진의 마인드를 함께 공유하고 병원의 소속감을 충분히 만끽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의료진의 동기부여와 비전제시는 환자를 대하는 직원들에 서비스 질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따라서 직원들로부터 업무에 대한 열정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의료진은 직원들이 업무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관심을 갖는 것도 좋지만 업무효율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는지도 살펴야 한다.
비용절감이라는 미명하에 직원들이 쓰는 작은 비품 하나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던가, 환자를 우위에서 두고 직원의 감정노동만을 강요하는 경우 등과 같이 직원들에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의료진이 진료외적인 부분에 신경 쓴다는 것은 많은 인내심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보이지 않는 성과에 마음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역시 의료진이 병원운영을 위해 공들여야 할 영역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병원을 믿고 찾아온 환자에게 최선을 다해 임해주는 직원이 있다면 의료진의 진료집중력 또한 높아지지 않겠는가?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를 돈독하게 하는 강력한 맨파워의 힘은 바로 직원과의 따스한 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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