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후 맥주 한 잔, 정말 갈증 해소 도움 될까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열심히 운동한 사람이 벤치에 앉아 맥주 캔을 따는 경쾌한 소리, 목구멍으로 시원하게 맥주가 넘어가는 장면, 상상만으로도 벌써 청량감이 느껴진다. 갈증 해소는 물론 땀까지 단번에 씻겨 내려갈 것 같다. 이처럼 운동 후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 실제로 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까.
최근 미국의 한 맥주회사가 운동하는 사람들을 대거 등장시킨 맥주광고를 공개했다. 역도를 들고 힘겹게 스쿼트하는 여성, 단체로 요가하는 사람들, 복싱하는 남성 등이 땀을 흘리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장면이 등장한 뒤 곧바로 차가운 맥주병을 따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광고는 이처럼 강도 높은 운동을 하고 난 뒤 손에 닿는 차가운 병맥주의 촉감, 목구멍을 시원하게 넘어가는 알코올의 느낌을 영리하게 전달한다. 운동 후 한 모금 넘기는 맥주의 맑고 시원한 느낌을 전달하려는 전략이다.
미국 오번대학교 운동생리학과 마이클 올슨 박사는 미국 건강지 ‘헬스’를 통해 “맥주에는 전해질과 탄수화물이 들어있어 운동 후 몸의 회복을 돕는데 도움이 된다”며 “하지만 운동 후 무엇보다 중요한 건 수분이다. 알코올은 탈수증을 일으킨다는 함정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 스포츠 영양·운동대사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s Nutrition and Exercise Metabolism)’에 실린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맥주는 운동 후 갈증을 해소할 목적으로 적합한 음료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운동 후 맥주의 시원함을 즐기고 싶다면 나트륨을 약간 첨가한 도수 낮은 맥주가 절충안이 될 수는 있다. 알코올 함량은 2.3도 이하의 낮은 도수가 적당하다.
운동 후 마시는 맥주는 체내의 근육 생성과 단백질 합성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기껏 힘들게 운동한 효과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운동 후 술 약속이 잡혔다면 어떻게 할까. 가급적 순한 맥주를 선택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또 맥주를 마시는 동안에는 물을 함께 곁들이며 지속적으로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여기다 단백질을 공급해줄 수 있는 안주를 곁들인다면 운동효과가 감소하는 걸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운동 후 빠른 회복을 돕는 데는 수분을 제공하는 물, 탄수화물을 공급하는 바나나, 단백질 함량은 높고 지방 함량은 낮은 플레인 요거트 등이 좋으므로 이런 음식을 술과 함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