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받은 경험, 소속감 통해 위로받아

어딘가에 소속감을 느끼거나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서적 학대를 당한 경험이 적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지역심리학저널(American Journal of Community Psychology)’에 실린 이 연구에 따르면 이웃과 사회적 혹은 경제적 갈등이 없는 사람들 역시 다른 사람으로부터 폭력을 당한 경험이 적다. 하지만 지역사회모임에 소속된 사람은 상황이 다르다.

스포츠클럽이나 독서클럽처럼 지역사회모임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신체적 폭력을 당한 경험이 좀 더 많았다. 그 이유는 이들이 폭력을 경험한 이후 스스로 고립돼 있다가 먼저 지역사회에 손을 뻗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전염병학과 패트리시아 박사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폭력을 당하면 세상과 분리된 느낌을 받는다. 이런 사람들은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도 잘 모른다”며 “이럴 때 지역사회 모임에 참석하면 칩거생활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가까운 파트너의 폭력’은 감정적, 신체적, 성적 폭력을 모두 포함하며 이러한 경험을 한 사람은 남성이든 여성이든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토론토에 거주하는 주민 240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이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참가자의 52%는 여성이고, 70%는 25~50세 사이에 속한다.

인터뷰 결과, 실험참가자의 14%는 최근 2년 사이 파트너로부터 정신적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또 8%는 물리적인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었고, 남성보다는 여성이 정신적 폭력을 당한 경험이 좀 더 많았다.

패트리시아 박사는 “특히 여성들이 인생에서 폭력을 경험할 확률은 용납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며 “이들 10명 중 9명은 정신건강, 육아 등 당장 해결해야 할 복합적인 문제들까지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남성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 역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배우자처럼 가까운 사람에게 감정적 혹은 신체적 폭행을 당하고 나면 그동안 느껴왔던 안전성과 안정성이 사라지게 된다. 일상생활의 공간인 집마저 스트레스와 위협의 공간이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고립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역사회 모임에 자진해서 먼저 참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역사회가 먼저 이들의 안전을 위해 손을 내미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지역사회가 이들의 안전을 위해 좀 더 투자한다면 지금보다 희생자가 줄어드는 방책이 될 것이라는 이유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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