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 세균 감염 주범은 환자 휴대폰?
이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병원 내에서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 때문에 병원에 가는 게 비행기 타는 것보다 위험할 수도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도 있다. 병원에서 다른 병에 감염되거나 의료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은 300명 가운데 1명꼴인데 비해 항공기 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은 1000만 명 당 1명꼴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병원 내 세균 감염의 주범은 환자나 환자를 방문한 사람들의 휴대폰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터키 이노누 대학교 미생물의학과 연구팀은 병원 내 의료 관계자의 휴대폰 67개, 입원 환자와 환자 방문자의 휴대폰 133개, 총 200개를 수거해 자판과 송수신기 부위의 세균을 조사했다.
그 결과, 환자나 환자 방문자의 휴대폰 중 40%에서 감염성 세균이 검출됐다. 반면 의료관계자의 휴대폰에서는 20%만 세균이 발견되어 2배 차이가 났다. 특히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종류의 황색포도상구균, 대장균, 장구균 등이 발견된 휴대폰 7대는 모두 환자나 환자 방문자의 것이었다. 반면 이와 같은 세균이 발견된 의료진의 휴대폰은 없었다.
연구팀은 “예상과 달리 의료관계자의 휴대폰보다는 환자나 환자를 방문한 사람들의 휴대폰이 세균의 온상지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비록 적은 수의 휴대폰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지만 앞으로 병원 내 감염을 통제하려는 전문가들은 환자와 환자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휴대폰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감염통제저널(American Journal of Infection Control)’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