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에 검은 털이! 깜짝 놀라 병원에 갔더니…

 

30년 넘게 담배를 피워온 장모씨는 최근 양치질을 하다 흠칫 놀랐다. 혀가 검은 털로 덮여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몇 달 전부터 혀가 마른 논두렁처럼 갈라져 걱정했는데 알 수 없는 털까지 보이자 장씨의 고민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혹시 설암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병원을 찾기 전부터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힘들었다.

장씨처럼 혀에도 털이 생길 수 있다. 한자어로 ‘흑모설’, 또는 우리말로 ‘털혀’라고도 부른다. 임상학에서는 설모증, 설과각화증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진짜 털은 아니다. 털처럼 보일 뿐이다. 털혀의 정체는 바로 ‘설태’이다. 혓바닥 표면에 넓게 분포해 있는 실 모양의 점막돌기인 사상유두가 길게 자라 검게 변해 털처럼 보일 뿐이다.

털혀와 같은 설태는 대개 갈라진 혓바닥 사이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곳에 세균이나 곰팡이가 많이 생기거나, 담배, 복용약 등으로 설태의 색이 검게 변한다. 불량한 구강위생과 더불어 흡연, 신장 기능이 떨어져 생기는 요독증, 탈수, 항생제 장기 복용, 지속적인 구강 호흡도 털혀를 유발한다.

털혀는 심각한 질환은 아니기 때문에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 원인에 따라 교정하면 된다. 설암으로 번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설암은 입안의 점막이 헐거나 파이는 궤양에서 시작된다. 일반적인 궤양은 1~2주 정도 지나면 사라지지만, 한 달 가까이 계속되면 조직검사나 CT, MRI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털혀를 예방하려면 양치질 할 때 혀도 쓸어서 자주 닦아야 한다”며 “양치질 후 양치액으로 입안을 헹궈 구강 상태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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