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잡곡밥 열풍 왜?
김용의 스타건강학
'열공' 출시로 잡곡밥 새롭게 각광
최근 서울 여의도 방송국 근처 식당에서 있었던 일이다. 방송 프로그램 녹화를 끝낸 뒤 출연진과 스태프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였다. 수저를 들고 막 식사를 하려는 순간 낯익은 남자 연예인이 도시락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익숙한 모습으로 잡곡밥과 닭가슴살, 각종 야채로 이뤄진 도시락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런 광경은 연예인이 동석하는 회식 자리에서 심심찮게 목격된다. 인기를 먹고 사는 스타들의 몸 관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팀워크를 다지는 회식에는 빠질 수 없고, 다이어트는 해야 하고... 그래서 1~2개의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는 스타들이 많다.
최근 한 인터넷신문이 ‘다이어트에 성공한 연예인’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뮤지컬배우 옥주현(32)이 1위로 선정됐다. 그는 고교 시절 몸무게가 70kg에 육박했다고 한다. 과거 걸그룹 ‘핑클’ 때도 통통한 몸매를 유지했다. 하지만 꾸준한 다이어트로 지금의 멋진 몸매(1m73, 50kg)를 갖추게 됐다.
옥주현은 식사를 항상 잡곡밥으로 조금씩 자주 먹은 게 다어어트의 성공 요인이라고 했다. 아침밥은 꼭 챙겨 먹고 빨리 걷기, 계단 이용하기 등으로 틈만 나면 몸을 움직였다. 그의 장기인 요가도 빼놓을 수 없다.
‘이효리의 연인’으로 유명한 뮤지션 이상순(38)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잡곡밥과 아욱된장국, 생선구이로 이뤄진 식단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이상순은 흰쌀밥 대신 잡곡이 섞인 밥을 즐겨먹는다고 한다.
아욱국은 유기농 채소로 만들었으니 ‘잡곡밥+유기농 채소’라는 다이어트 식단의 정석 코스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다산의 여왕’ 김지선(40)도 잡곡밥 애호가다. 아이 4명을 낳고도 현재의 몸매(1m58, 48kg)를 유지하는 비결이 잡곡밥과 운동 때문이라는 것. 그는 “다이어트는 식이요법이 80%, 운동이 20%”라며 “설탕과 소금 섭취를 줄이고 잡곡밥을 싸 가지고 다녔다”고 밝혔다. 또 “스타 트레이너인 숀리의 얘기처럼 먹고 나서 살을 뺄 게 아니라 먹고 싶은 걸 먹기 위해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연예인의 식단 얘기를 쓰면서 문득 두재균 전 전북대 총장(베아트리체여성병원장)을 떠올렸다. 그는 의사인데도 쌀, 잡곡, 발효식품에 빠져 식품 전문가들, 농민들과 어울려 다니는 독특한 사람이다. 두재균 박사는 최근 우리나라 식품공학의 태두인 신동화 박사와 공동으로 새로운 잡곡밥들을 개발해서 국제 학술지 《뉴트리션》을 비롯한 각종 학술지에 발표하고 있다.
그는 곡식 수십 가지의 영양 성분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적절히 배합해 수험생, 당뇨병 환자, 운동선수에 가장 적합한 잡곡 구성 비율을 찾았다. 그리고 임상시험으로 효능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열공’은 수험생용이지만 머리를 많이 쓰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남성이나 폐경기에 기억력이 깜빡깜빡하는 여성에게도 좋다고 한다.
굳이 ‘열공’이 아니더라도, 정성들여 지은 잡곡밥은 수험생뿐만 아니라 창조적 활동을 하는 예술가, 연예인들에게 좋은 주식(主食)이다.
스타들은 오늘도 도시락을 싸들고 다닌다. 온갖 조미료와 방부제로 뒤덮인 음식에서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들의 건강과 아이디어의 비결은 잡곡밥에서 시작된다. 우리도 잡곡밥으로 식단을 바꿀 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