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장난감 일부 성분 당뇨병 위험
랩이나 향수에 쓰이는 프탈레이트가 문제
플라스틱과 화장품, 장난감 따위에 있는 화학물질 성분이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에서 실시된 연구에서 혈액 속에 ‘보통’ 수준의
화학물질을 가진 사람들은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두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탈레이트라는 이 화학물질은 플라스틱 유연제로 음식을 싸는 랩 제품이나 태닝제품과
향수 같은 화장품을 만드는 데도 쓰이고 있다. 연구팀은 70세 이상의 노인 1000명의
자료를 분석하여 114명이 당뇨병으로 발전한 사실을 알아냈다. 비만, 흡연, 고콜레스테롤
따위의 성인 당뇨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요소를 감안한 뒤에 혈액 속 프탈레이트
수치가 높은 사람들은 당뇨병으로 발전하는 일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웁살라 대학 직업과 환경의료 섹션의 모니카 린드 조교수는 “이번 결과와 관련하여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특정 환경 화학물질이 당뇨병 발병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린드 교수는 “지난해 연구에서는 살충제와 같은 종류의 물질들이 비만과 동맥경화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누구든 여러 경로로 프탈레이트에 노출될
수 있는데, 헤어스프레이나 방향제를 쓸 때 들이마실 수 있고, 포장재로 쓴 음식으로
먹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크림, 태닝, 화장품, 향수 등 미용제품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프탈레이트 성분이 피부를 통해 인체와 핏속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향수의 경우 향을
오래 가도록 해서 제품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프탈레이트를 쓰는데, 우리가 숨을
쉴 때 자연히 마시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당뇨 관리’ 저널에 실렸으며, 영국 일간신문 텔레그래프가
13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