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리베이트 사업비로 인정을” 첫 소송
3년간 814억 사용…법인세 취소訴
국세청이 제약업계의 리베이트에 세금을 물리자 대기업 계열의 한 중견 제약회사가
의약품 리베이트 비용을 사업비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27일 서울행정법원(원장 조병현)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50위권 제약업체 D사는
지난 20일 “법인세 186억 원을 포함해 부과된 총 세금 348억 원은 그동안
의사와 약사들에게 리베이트로 쓴 비용 814억 원을 업무 비용으로 인정해주지 않은
것”이라며 서울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D사는 소장에서 영업사원 280명이 △2006년 197억 원 △2007년 313억 원 △2008년
303억 원 등 총 814억 원을 리베이트 명목으로 지출했다고 밝혔다. 이 업체 매출액의
20%를 넘는 수치다. 리베이트 방식으로는 △현금 384억 원 △법인 신용카드로 상품권과
기프트 카드 구입 298억 원 △법인 신용카드로 소비한 식사비 131억 원이 있었다.
또 병원장의 렌터카 비용까지 대신 내줬다고 털어놨다. D사는 이렇게 쓴 리베이트
비용을 재무제표상에는 영업활동비와 접대비 업무추진비 시장개척비 등의 항목으로
계상했지만 세무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법인세를 부과했다.
한편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약가 인하 정책과 제약업체뿐만 아니라 리베이트를
받은 의사와 약사도 처벌하는 쌍벌제 시행으로 리베이트 지출을 중단한 2009년 이후
D사 매출은 급감해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매출총이익은 1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