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너무 적으면 오히려 불행
“적당한 고통 겪은 사람이 가장 행복”
스트레스와 고난이 없는 인생을 산다면 그야말로 축복이다. 그러나 사실은 일찍이
어느 정도 부정적인 사건을 겪은 사람들이 가장 행복하고 건강한 사람들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흔히 알려진 주장과는 달리, 스트레스가 절대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미약하거나 적절한 정도의 스트레스는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다만 어린
시절에 자연 재앙이나, 극단의 가난에 처하는 등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다란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매우 해롭다. 또한 스트레스를 전혀 경험하지 않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해로운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뉴욕 주립대학교 연구팀은 2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심각한 질병이나 부상,
부모의 이혼, 가족 사망, 자연 재해와 육체적 성적 학대 등 37가지의 부정적인 사건을
제시하며 사는 동안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대해 인터뷰를 했다. 또한 그러한 다양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대상자들이 몇 살이었는지, 현재의 고통 정도, 직장에서의 업무능력,
인간관계, 외상후 스트레스, 전반적인 인생의 만족감 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아울러
그들을 2년간 추적 연구했다.
그 결과 과거에 부정적인 경험을 많이 했으면 했을수록, 더 고통스러워하고 장애를
겪고 있으며, 외상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데다가 인생에서 만족감도 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과거에 매우 격심한 고통을 겪었거나 아무런 고통도 없었던 경우보다
어느 정도 고통을 겪은 경우가 시간이 흐른 뒤 더 좋은 결과를 낳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말로 하면, 스트레스에도 효율적인 수준이 있다는 것이다. 너무 많은 스트레스로
과부하가 걸리면 인생이 힘들어지지만, 너무 적은 스트레스도 유사한 문제를 일으킨다.
따라서 사람들은 적당한 곤경을 겪는 가운데, 자신의 대응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심리학적으로도 이해가 가능한 사실이다. 만약 과거에 여러 재앙을 겪었다면,
가장 나쁜 상황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며, 반면 스트레스가 없는 인생을 살았다면,
고통이라는 새로움 자체가 더욱 강한 공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에 비해, 과거에
겪었던 스트레스를 잘 버텨냈다면 새로운 스트레스에도 걱정을 덜할 것이다.
그렇다면 자녀들을 강하게 키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스트레스를 겪게 해야 할까.
연구팀의 마크 시리 조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는 “나쁜 것은 여전히
나쁜 것이다”라면서 “이번 연구의 결과가 고통의 부정적인 국면을 축소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고난을 겪는 것에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데, 회복에
대한 탄력성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아기들의 경우는 울 때 달래주는 식으로 즉각적인 보살핌을 주는 것이 그들의
스트레스 체계를 잘 교육하는 방법이다. 아기들은 처음에는 자기들을 돌봐주는 사람의
손길이 있어야 서서히 자신을 달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강하게
키우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너무 많지도 않고 너무 적지도 않게 점차로 시련을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은 심리과학의 최근 동향(Current Directions in Psychological Science)에
실렸으며,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