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다쳤을 때 팔짱끼면 덜 아프다, 왜?

뇌가 좌우 헷갈려 통증 덜 느껴

사람들은 손을 데거나 다쳤을 때 팔짱을 끼는 것과 같이 팔을 ‘X’자로 교차시킨

자세에서 이를 악물고 고통을 참는 경향이 있다. 이런 행동이 통증을 줄이는 신체의

계산된 반응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팔을 교차시켜서 왼쪽 손을 오른쪽, 오른쪽

손을 왼쪽에 두면 뇌가 통증이 있는 곳이 어느 쪽 손인지 헷갈려서 아픔이 훨씬 줄어든다는

것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생리학과, 약리학과, 신경과의 공동연구진은

실험참여자 8명의 손에 레이저를 쏜 뒤 팔을 평소처럼 그냥 뒀을 때와, 서로 교차시켰을

때 아픔의 정도가 얼마나 다른지 살펴보았다. 한편으로는 참여자의 뇌 반응을 관찰했다.

이 실험에 따르면 사람들은 팔을 ‘X’자로 교차시켰을 때 훨씬 통증을 약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이 갑자기 손을 데거나 다치면 본능적으로 팔을 ‘X’자로

꼬는 것의 밑바탕에는 통증이 있었던 것이다.연구진의 리더인 지안도메니코 이아네티

교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왼손을 써서 왼쪽에 있는 사물을 만지고 오른손으로

반대편 물건을 집는다”면서 “오른쪽 뇌가 왼손의 행동과 왼쪽 공간 인지를 주관하고

왼쪽 뇌는 오른손의 행동을 담당하는데 팔을 교차하면 뇌에서 이 정보처리 과정이

헷갈려 덜 아프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오른쪽에 있는 물컵을 잡을 때는 보통 오른손을 사용한다. 이는 뇌가

몸의 오른쪽과 오른쪽에 있는 외부 공간을 함께 관리함으로써 감각 자극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게 된다. 하지만 팔을 교차하면 뇌는 당연했던 과정에 혼란을 느껴 자극 처리

과정이 덜 효과적이게 돼 아픔도 줄어드는 것이다.

이아네티 교수는 “손을 데거나 다쳤을 때 문지르는 방법 외에 팔짱을 끼는 것이

초기 진통에 도움이 된다”면서 “이번 연구결과가 통증을 줄이는 치료법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통증(Pain)’에 게재됐으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텔레그래프 온라인 판 등이 20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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