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앗아간 수면마취제, 마약처럼 번지네”

검찰 의료인 무더기 기소… 개원가 ‘술렁’

검찰이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불법투여한 의료인들을 무더기로 기소하자

개원가에서 술렁이고 있다.

상당수 의사들은 “극소수 의사의 사례를 과장해 이 약을 마약류로 지정하면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간다”고 반발하고 있다.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은 별도의 장비 없이 주사로 주입해서 30분~2시간 마취가

가능하기 때문에 내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등 많은 진료과에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 투여하면 마약처럼 중독돼 호흡기와 순환기 등에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도 이 약물 과다 투여로 숨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19일 간호조무사 등 무자격자를 시켜 프로포폴을 환자에게

투여한 혐의로 성형외과 원장 우 모씨 등 의사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프로포폴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오피스텔을 돌며 중독자 4명에게 이 약물 640병을

판매한 전직 병원 상담실장과 중국에서 이 약품 10ℓ를 밀수해 판매 투여한 간호조무사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일부 병원은 프로포폴을 ‘비타민 주사’라고 선전해 고객을 모았고

경락마사지 등 불필요한 시술을 ‘끼워팔기’하는 수법으로 추가 수입을 올렸으며,

중독 환자로부터 뒷돈을 받고 투여 순서나 양을 조정해주기도 했다.

일부 병원은 세원 노출을 피하고자 진료차트를 작성하지 않고 현금만 받았으며

수면 마취한 환자의 신용카드를 건네받아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인출하기도 했다.

검찰은 “어떤 중독자는 프로포폴을 맞기 위해 한 달에 2000만∼3000만 원, 1년에

2억∼3억 원씩 썼고 비용 마련을 위해 유흥업소를 전전했다”며 “한 의사는 본인이

이 약품에 중독돼 수차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소문으로만 떠돌던 프로포폴 오남용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개원가에서는

극소수 사례 때문에 정상적인 약의 사용이 위축될지 모른다며 긴장하고 있다.

이에 앞서 8월 말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해서 관리하겠다고 밝혔고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오남용 사례는 극소수이며 이를

규제로 해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향정신의약품으로 취급되면 관리대장을 만들고 잠금장치가 있는

곳에 별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가 조금만 실수를 해도 마약사범이 될 수 있다”면서

“의사들이 해당 약품의 사용을 꺼리면 결국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간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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