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는 C급, 수백만명에 노출”
전문가 “환자-사망자 집계 의미 없어”
정부에 따르면 9월 중순 신종플루 확진환자가 1만 명을 넘어섰고 25일 현재 사망자가
11명을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로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경험한 사람은 수 백 만 명이
넘는다는 주장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수 백 만이 걸렸지만 대부분은
아무런 증세 없이 지나칠 정도로 독성이 약하며 이를 근거로 하면 사망자 비율도
계절 독감에 비해 훨씬 적은 ‘C급 독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신종플루의 감염자와 사망자 수 집계가 무의미하다는 것.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박승철 교수(국가신종플루대책위원장)는 “집계된 신종플루
확진 환자는 1만 명 정도지만 지난 4개월 동안 신종플루 바이러스를 겪은 의심 환자까지
포함하면 확진환자의 수 천에서 수 만 배가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지역사회에 바이러스가 확산된 상황이므로 신종플루도 일반 계절독감이나
감기처럼 관리하면 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사람들이 계절 독감과 신종플루의 환자 집계가 다르다는 사실을 모르므로
불필요한 공포심을 갖게됐다”고 설명했다. 계절 독감은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통계를
잡고 있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매년 20여 만 명이 계절 독감으로 입원해 이 가운데
3만6000명 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계절 독감은 유행 시기에
기침, 고열 증의 증세가 나면 정밀검진 없이 환자로 집계하지만 신종플루는 확진환자
수만 집계하고 있어 환자 수 비교에 차이가 있다는 것. 따라서 환자 대 사망자 수의
비교도 의미가 크지 않다는 것.
상당수 전문가들은 적어도 지금까지 신종플루는 태풍으로 치면 C급에 불과하므로
지나친 공포가 오히려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우준희 교수도 “지역사회에까지 바이러스가 퍼졌기
때문에 병원은 병원 내 감염에 철저히 대비하고 의사는 의심되는 환자를 빨리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며 “환자는 감기, 독감, 신종플루 증상이 보이면 무조건 거점병원을
가야한다는 생각보다는 집근처 가까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 대책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신종플루의
사망률은 일반적인 계절독감 사망률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종플루가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한의사협회 좌훈정 대변인은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독성이 강하지는 않지만
인류가 처음 접하는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면역력이 없다”며 “백신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계절독감과 같이 바라보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전염병 전문가는 “의협 대변인이 지나친 낙관주의를 경고하는 것은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감염과 면역에 대해 무지한 말”이라며 “인류는 지금까지
독감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면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지나치게 공포에 떨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