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는 인류 발전의 원동력
대화 80%는 남 얘기…직접 안 만나도 관계 형성 가능
수다나 가십은 질 낮은 행동으로 치부된다. 그러나 수다야말로 사람이 말을 할
수 있게 된 계기며,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달리 거대 사회를 만들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서리대학의 사회심리학자 니콜라스 엘머 교수는 일반인 300명의 대화 내용을
분석해 봤다. 그 결과 대화의 80%는 다른 사람에 관한 얘기였다. 다른 사람에 대한
얘기는 좋게 보면 ‘친교 정보’지만 나쁘게 보면 수다, 가십이다.
엘머 교수는 “다른 사람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기본적 욕망이며 이런
욕망 때문에 언어가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사람 얘기를 하고 싶어서
말문이 터졌다는 해석이다.
그는 또한 “다른 사람에 대해 말하고 듣는 가십이 중요한 활동이 아니라면 대화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힘을 쏟을 리 없다”며 “가십을 들으면 그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그 사람에 대해 알게 되고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십은 인간과 동물을 나누는 경계선이기도 하다. 예컨대 침팬지는 무리의 구성원들끼리
복잡한 사회관계를 맺지만 무리의 최대 크기는 50마리를 넘지 못한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것 말고는 다른 개체에 대한 정보를 접할 길이 없기 때문에 50마리를 넘어가면
도대체 누가 누군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은 말이란 수단을 통해 최대 10만 명까지도 다른 사람에 대한 정보를
입력할 수 있어 거대 사회를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엘머 교수는 “수다 덕분에 우리는 더 크고 부유하며 복잡한 사회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과학 페스티벌(British Science Festival)’에서 발표됐으며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텔레그라프 등이 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