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공급확대 기대반 우려반

전문의 “최선의 방법이나 변종바이러스도 우려”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정부는 타미플루와 릴렌자를 전국

500여 보건소와 지역거점병원에 배포했다. 예방백신이 없는 상황에서는 이 두 가지

약을 확대하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대책이 약에 대한 내성

또는 변종바이러스 출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신종플루와 관련한 긴급추가대책으로 신종플루의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와 릴렌자 24만2713명 분을 1차로 전국의 보건소와 지역거점병원에 배포

완료 했다. 거점약국은 지정이 끝나는 대로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전에는 보건소에서만 타미플루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의사의

처방이 있으면 거점 약국에서도 무상으로 공급받게 됐다.

이처럼 정부가 신종플루 항바이러스제 배포양을 늘린 것은 지난 주말 신종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연이어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망자들은 발열 등의 증세가 있어 병원을 찾았지만 의료기관

측이 신종플루 검사와 타미플루 처방을 곧바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앞으로는

신종플루가 의심되는 환자는 확진 전이라도 항바이러스제를 조기에 투약하도록 한

것이다. 타미플루는 입으로 복용하는 캡슐형이고 릴렌자는 코로 흡입하는 형태로

둘다 감염 후 48시간 내에 처방해야 효과가 있다.

정부가 항바이러스제를 확대 보급하고 투약 기준을 낮춘 것은 이미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되고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지만 이 약품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면 이 약에

내성을 가진 변종바이러스 출현을 앞당길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우준희 교수는 “현재 타미플루와 릴렌자가 신종플루

감염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인 데 너무 남용하면 바이러스가 이 약에 내성이

생길 수 있다”며 “실제로 지난해 연구에서는 계절성 인플루엔자의 내성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우려했다.

우준희 교수는 “타미플루 처방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투약할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치료를 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사람이나 의사가 의심할만한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 투약해야 내성과 변종바이러스 출현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심환자에게 치료 목적으로 처방해야”

그러나 당분간 항바이러스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성과 변종바이러스

출현으로 인한 피해보다는 당장의 감염자 피해가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신종플루 사망률은 0.7~0.8% 정도다. 한국은

현재 약 2200명이 확진환자로 판명되고 이중 2명이 사망해 세계의 공식 사망률에

못 미치지만 감염자와 사망자가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오명돈 교수는 “지난 20세기에 있었던 세 번의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보면 전체 인구의 약 30%가 감염됐고 이번에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며 “호흡기 증상이 생기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초기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타미플루를 어린이에게 집단 배포하는 것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으나 이 역시 현재 상황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지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이 연구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계절성

인플루엔자가 타미플루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연구한 것으로, 신종플루에 건강한

성인들이 피해를 입는 현 상황에 대입하기에는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신종플루 예방백신 안전성 검증 후 시판돼야

김우주 교수는 현재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는 신종플루 예방 백신이 안전성 검사를

마치고 시판돼야 추가 사망자 발생이나 항바이러스제 내성 등에 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70년 대 미국에서 대유행을 예측하고 성급히 백신을 제조해 접종했다가

부작용을 초래한 사례가 있었으나 그때에 비해 지금은 백신 제조 기술이 좋아지고

검증 체계가 강화된데다, 대유행이 이미 시작된 상황이기 때문에 그 때 사례를

우려해 백신 허가나 시판이 늦어진다면 떠난 버스에 손 흔드는 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녹십자가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제조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시험용

항원 및 시제품이 만들어진 상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이번 주내로 임상시험을

허가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이 허가되면 다음 달 둘째주부터 성인 400~500명, 넷째

주에는 어린이 300~40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되며 임상시험 결과로 안전성이

입증되면 11월 중순께 시판허가가 날 전망이다.

소수정 기자 crystals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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