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시즌…성형중독 피하려면?

과잉기대 금물, 신체이형장애는 치료받아야

성형수술 시즌…성형중독 피하려면?대학생

A씨(여·23)는 원래도 쌍꺼풀이 있는 큰 눈이었지만 더 두껍게 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가족들이 만류하는데도 수술을 받았다. 그 이후에도 인터넷으로 하루에 6시간 이상

성형에 대한 정보를 찾는 날이 많다. A씨는 “어렸을 때 누가 장난으로 언니만 예쁘다고

하면 겉으론 웃어도 속으론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을 만큼 외모에 대한 집착이 심했다”며

“지금은 수입이 없어서 성형을 하고 싶어도 못하지만 직장이 생기면 진짜 성형중독자가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엄밀히 말하면 성형중독이라는 병명은 없지만 수술 결과에 대해 주위사람

10명 중 8, 9명이 괜찮다고 하는데도 본인만 여전히 불만족스럽고 재성형을 하고

싶다면 성형중독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한다. 성형외과 의사들은 통상 수술한 부위를

3번 이상 재수술을 요구하면 중독으로 간주하고 수술하기를 부담스러워 한다.

여름방학과 휴가를 이용해 성형수술을 하려는 대학생과 회사원들로 성형외과가

붐비고 있다. 성형수술이 보편화되면서 성형수술 시즌에는 성형중독을 우려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성형에 중독되면 몸과 마음의 건강 모두 피폐해지므로 절대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은 성형수술 후 실밥을 풀면 다 끝난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몸이 원상회복 하기까지는 6개월~1년이 필요하다”며 “재수술이나 다른 부위 수술은

최초 수술보다 특히 심사숙고해야 성형중독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성형중독에 빠지는 심리는 신체이형장애로 설명될 수 있다. ‘신체이형장애’(Body

dysmorphic disorder)‘는 객관적으로 외모에 문제가 없는데 자신의 몸 특정 부위에

집착을 보이면서 외모를 왜곡해 받아들이고 고치고 싶어하는 장애다. 신체이형장애는

보통 15∼20세 사이에서 가장 발병률이 높고 남자보다는 여자가, 기혼자 보다는 미혼자에게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위별로는 코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신체이형장애가 심각한 성형중독으로 이어지면 성형을 하는 것도 모자라 자해나

자가시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거듭된 성형 수술로 얼굴이 망가져 버린 ‘선풍기

아줌마’를 떠올리면 성형중독의 심각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성형수술을 통과욕구로 보는 견해도 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집단에서 가장

젊고 건강하고 날씬하고 섹시한 모습으로 통과하고 싶은 욕구가 성형중독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자아정체감이 부족한 사람, 자기 능력과 외모를 과대평가하는 자기애적 인격장애가

있는 사람도 성형중독 위험이 있다.

성형중독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형중독 우려가 있는 사람이나 그 가족은

성형중독 피하는 법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콤플렉스는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라
우선 신체이형장애가 있는 사람은 이를

극복해야 한다. 지속적인 상담이나 약물치료로 고칠 수도 있지만 콤플렉스를 이길

다른 방법을 찾으면 의외로 간단히 치료될 수 있다. 한양대 구리병원 정신과 최준호

교수는 턱에 불만이 있는 남성에게 ‘운동’을 처방했다. 그는 “20대 직장 남성이었는데

꽤 미남인 편이었음에도 턱이 조금 나왔다는 것에 콤플렉스를 느끼고 있었다”며

“이 환자는 턱에 대한 관심을 몸에 대한 관심으로 돌려 열심히 근육을 키우는 운동을

한 결과 원하는 체형을 얻게 되자 턱에 대한 신체이형장애는 자연스럽게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성형은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장충현 교수는

“한 두 군데 고치면 연예인처럼 예뻐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성형은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며 “수술을 반복해 조직을 계속 건드리면 부작용 위험도 그만큼 높아지므로

과도한 기대로 성형을 반복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전문의 5명 이상에게 상담하라
충분히 상담을 해야 한다. 일본이나

미국은 성형을 하기 전에 반드시 정신과 상담을 받게 돼있고 뉴질랜드는 성형숙려제를

시행하고 있다. 성급한 이혼을 막기 위해 이혼숙려제를 두는 것처럼 성형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일주일간을 더 신중히 생각토록 하는 것이다. 한국은 이런 과정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가 성형외과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고, 필요하다면 정신과 상담도

받아본다. 객관적이고 책임감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 5명에게 상담을 받아보고 그중

2명이 다시 생각해보라고 권유하면 고민할 시간을 갖는다.

∇불안증세가 있다면 성형하지 말아라
불안증세가 있는 사람도 성형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동재 정신과 전문의(미소의원 원장)은 “남편이 바람피울까

불안해서, 혹은 다른 불안한 이유 때문에 기분전환용으로 성형수술을 선택하면 안

된다”며 “성형수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더 큰 불안과 우울까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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