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으면 살쪄” 생각에 여자 담배 못끊어

니코틴요법 안듣고 분위기 잘휩쓸려…‘사랑’으로 끊어야

“끊으면 살쪄” 생각에 여자 담배 못끊어31일은 세계 금연의 날. 금연은 남자뿐 아니라 여자의 목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많은 연구는 담배의 피해가 여자에게 더 심할 뿐 아니라 일단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여자는 담배를 끊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같은 금연 방법이라도 여자에게

별 효과가 없는 것도 있다. ‘여자의 금연 방법’에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여성이 금연하기 어려운 이유?

미국 통계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여성 300만 명이 흡연 관련 질환으로 사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국립 약물피해 연구소는 “여성은 담배 관련 질병에 더 쉽게 걸리며

여성 흡연자를 위한 금연 방법이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의대 케니스 퍼킨스 박사는 ‘CNS 약물(CNS Drugs)’ 2001년

5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여성의 금연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여성 흡연자는 담배를 끊었을 때 체중이 늘어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남자보다

크다.

△담배는 여성의 월경 주기에 영향을 미친다.

△남편의 금연을 부인이 도와주면 효과가 있지만, 부인의 금연에는 남자가 도움이

별 효과가 없다.

△여성은 친구가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를 피우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더 잘 휩쓸린다.

 

△많은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기분조절이 된다고 생각한다.  

△니코틴 대체 금연 요법은 여자들에게 남자만큼 효과적이지 않다.

퍼킨 박사는 “여성 흡연자에게 니코틴 검이나 패치를 이용하는 방법은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여자에게는 항우울제 약물치료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여자는 금연 클리닉 이용도 꺼려

공개적으로 금연에 도전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국립암센터 금연클리닉의 명승관

박사는 “자기 의지로 금연에 성공하는 비율은 3~5% 정도밖에 안되고 금연 성공률을

높이려면 금연 클리닉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며 “여성 흡연자들은 이런

클리닉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립암센터는 여성을 위한 금연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으며 명 박사는 “방문 상담이 꺼려지면 우선 전화상담부터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금연클리닉 전화는 031-920-1000.

여자는 금연도 ‘사랑’으로 한다

남자와 다른 이런 특징들 때문에 여자의 금연에는 정신적 측면이 큰 영향을 미친다.

우선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긍정적 이미지를 갖는 여성들일수록 금연 성공률도 높았다.

미국 템플대학교 멜리사 나폴리타노 교수 팀은 18~24세 흡연 여성 2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자신의 몸에 대해 긍정적 생각을 갖도록 상담해 줬고, 다른 그룹은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했다. 8주 뒤 정신 상담 그룹의 금연 성공률은 18%였고,

운동 그룹의 성공률은 8%에 불과했다.

나폴리타노 교수는 “여성은 정신적 문제로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의 몸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면 금연도 잘 되고 스트레스가 줄어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며 “여성의 금연을 위해서는 니코틴 패치 같은 방법뿐 아니라 심리적

치료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모성애는 담배를 끊는 데도 위력을 발휘한다. 여러 연구가 임신 중은 물론 임신

전의 흡연도 태아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사랑에 빠지고 2세를

생산할 준비를 갖출수록 여자는 강한 정신력으로 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립암센터 명승관 박사는 “니코틴 반응에도 여성이 더 취약해 담배를 끊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심리적 요소까지 고려해 개인에 맞는 금연 방법을 선택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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