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운전자 뇌는 ‘음주운전 상태’

귀성길 졸음운전 방지법

귀성길 또는 귀경길 최대의 복병은 졸음 운전이다. 정체된 도로를 가다 서다 하며

운전하다 보면 졸음은 반드시 오게 돼 있다. 어떤 신호가 왔을 때 차를 세워야 하고,

또 어떻게 하면 졸음 운전을 최대한 예방할 수 있을까.

동서신의학병원 신경과 신원철 교수는 “잠이 오는 ’깜박’ 신호를 느꼈다면

바로 차를 세워야 한다”며 “눈이 자기도 모르게 깜박거린다든지, 잠시 정신이 깜박하고

사라졌다가 돌아왔다면 이미 졸음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운전 중 졸음이 올 때 가장 위험한 판단은 ‘조금만 참으면 되겠지’라는 생각이다.

마음을 다 잡는다고 졸음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참을수록 졸음은 더욱 맹렬히

공격하므로 졸음 신호가 오면 바로 차를 세운다.

첫번째 ‘깜박’ 신호에서 당장 차를 세워야

졸음의 신호는 이 밖에도 △눈꺼풀이 내려오거나 시야가 흐려진다 △머리를 들어올리기

어렵다 △옆 사람이 하는 말에 집중을 못하고 다른 소리를 한다 △본인도 모르게

아래로 떨어지는 고개를 추켜 올린다 △팔이나 다리 등의 근육에 강한 떨림이 갑자기

나타난다 △차가 차선을 넘나든다 △나도 모르게 내 차가 앞 차와 바짝 붙는다 △계속

하품이 나온다 △얼마나 왔는지 기억이 안 난다 △갓길에 치우쳐 운전한다 △운전대를

급히 돌려 차선으로 돌아온다 등이다.

졸음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차를 세우고 1시간 정도 눈을 붙이는 것이다.

차 세우기가 여의치 않다면 창문을 열어 찬 바람을 쐬며 몸을 움직이거나 주전부리를

챙겨 먹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졸음이 오지 않더라도 일정한 시간마다 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쉬는 것은 안전운전과

건강을 모두 챙길 수 있는 방법이다.

건국대병원 신경정신과 박두흠 교수는 “운전자는 휴게소에서 잠을 자거나 화장실을

다녀오고 간식을 먹으면서 몸을 움직이고 맑은 공기를 쐬게 된다”며 “이런 움직임들은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 졸음을 쫓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생체리듬상 졸음이 오기 쉬운 시간대인 오후 2~4시, 한밤중 3~4시를 피해 운전하는

것도 졸음 운전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밖에도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운전하고 옆 승차자와 계속 대화하며, 수시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면 졸음의 습격을 늦출 수 있다.

중앙대학교 정신과 백형태 교수는 “찬물로 세수하기 등 자극요법은 일시적 효과는

있지만 자극의 지속 시간이 몇 분에서 한 시간 정도로 짧은 게 문제”라며 “졸리면

자고, 깊은 밤에는 운전을 안 하는 게 왕도”라고 조언했다.

귀경길 졸음 운전이 더욱 위험

졸음 운전이 위험한 것은 음주운전과 같은 상태로 운전하기 때문이다. 차례상에

올린 술 3잔을 마시면 대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 정도로 올라가 음주 단속에

걸리게 된다. 졸음 운전 때의 뇌 상태는 차례술 3잔 정도를 마신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

영국 의학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17시간 정도 운전을 하거나 졸음 운전을 하면,

뇌 기능은 혈중 알코올 농도 0.05%와 비슷한 상태가 된다. 작년 국내에서 일어난

21만 3000여 건의 교통사고 중 약 40%가 졸음운전 때문이었다. 졸음 운전은 음주

운전과 달리 단속이 없어 더 위험하다.

즐거운 기분으로 내려가는 귀성길보다 더욱 위험한 것은 귀경길이다. 이미 귀성길에서

장거리 운전을 한 데다 고향에서 친척, 친지를 만나며 밤 늦게까지 마신 술 등으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귀경길 운전을 하게 되는 까닭이다. 따라서 졸음 운전 대책은

특히 귀경길에 더욱 꼼꼼하게 점검해야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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