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부터 존엄사까지…생명논쟁 들끓은 한해

코메디닷컴 선정 올 10대 의학 뉴스

광우병 파동부터 사이코패스(정신병질자)까지. 2008년처럼 국민 건강에 대한 이슈가

많이 터져 나온 해도 드물 것이다. 코메디닷컴은 올 한해 국민의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건강 의료 분야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이 설문결과는 수도권 대학병원의 교수들, 코메디닷컴 자문의사 등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여 집계한 것이다. 코메디닷컴은 10대 뉴스 가운데 ‘존엄사 인정 첫 판결’(4위)과

‘송명근 교수 수술 안전법 논란’(9위)을 특종 보도했다.

① 광우병 파동

광우병부터 존엄사까지…생명논쟁 들끓은 한해4월 17일 한국과 미국의 쇠고기 협상 타결 뒤 MBC PD수첩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에 대해 보도한 뒤 광우병 공포가 확산됐고 촛불집회로 이어졌지만, 전문가들은

“인간광우병의 공포가 과장됐다”고 진단했다.

‘황우석 사태’ 때 논문 조작 사실을 밝혀낸 포항공대 과학자 커뮤니티 브릭(Bric)의

회원이자 의사인 유수민 씨는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라는 저서를 통해 “인간광우병에

대한 예방조치가 중요하지만, 걸릴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위험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② 자살 도미노 현상

최진실과 안재환 등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이어졌으며 모방 자살도 잇따랐다.

경제난, 취업난을 비관한 자살도 끊이지 않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한국의 자살자 숫자는 작년 1만2174명으로, 10만 명당 24.8명을 기록했다. 자살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사망원인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는 자살의 원인을 경찰과 전문가가 협조해 밝히는 ‘심리학적 부검(Psychological

Autopsy) 제도’를 시범 실시하는 등의 대책을 통해 자살률을 10만 명당 20명 이하로

낮추겠다는 ‘자살예방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③ 중국발 멜라민 파동

멜라민 파동이 세계를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공포로 몰아넣었다. 국내 유명 업체의

과자 등에서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불안은 증폭됐다. 멜라민은 콩팥에 돌멩이(결석)를

만들어 신장결석을 유발하며 심각한 경우에는 신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④ 존엄사 인정 첫 판결

11월28일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 가족이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낸 ‘치료중지

가처분 소송’의 첫 재판에서 법원은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원하지 않는다”는

환자의 평소 의지에 손을 들어주면서 ‘존엄사 논쟁’이 불붙었다.

재판부는 ‘무의미한 연명 치료가 인간 존엄, 존엄사권, 환자의 자기결정권, 자연사할

권리 등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병원 측은 ‘비약 상고’를 통해 바로 대법원으로

가 최종 판결을 받자고 했으나 가족이 이를 거절, 고등법원에서의 2심 판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⑤ 의료민영화 논란

새 정부가 영리법인 병원을 허가하고, 건강보험의 ‘당연 지정제’(의료보험 가입자라면

어느 병원에든 가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폐지한다는 소문이 온라인에서

돌면서 의료민영화 논란이 시작됐다. 의료민영화가 정착된 미국 의료계의 문제를

지적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Sicko)’가 화제가 됐고, 반대 여론이 목소리를

높였다.

뒤늦게 이명박 대통령이 “건강보험을 민영화 하지 않겠다”며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⑥ 사이코패스 범죄 확산

서울 논현동 고시원 방화-살인 사건, 국보 1호 숭례문 방화 등은 사이코패스(정신병질자)들이

저지른 것으로 지적됐다. 남의 감정이나 고통에 대한 감각이 거의 없고 치밀한 계획

아래 범행을 저지르는 사이코패스 범죄는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될 전망이다.

 

⑦ 노인장기요양 보험제도 실시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 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마침내 우리나라도 ‘제5의 사회보험

시대’에 돌입했다. 지금까지 서비스 신청자 수가 30만 명을 넘어섰으며 서비스를

받고 있는 사람은 1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시행 한 달부터 △과도한 본인 부담금 △홍보 부족 △장기요양 시설 등의

인프라 부족 △요양보호사 교육기관 난립과 인원 과잉 공급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⑧ 태아성감별 헌법 불합치

7월 31일 헌법재판소는 태아 성 감별 고지를 금지한 당시 의료법 제19조 2항에

대해 ‘헌법에 불합치한다’고 결정하고, 정부에 의료법 관련 규정을 2009년 12월

30일까지 개정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헌재의 ‘헌법 불합치’ 판결 이후에도 ‘태아 성감별’에 대한 찬-반

양론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⑨ ‘스타의사’ 송명근 교수 수술 안전법 논란

11월 11일 코메디닷컴이 ‘200억 기부 심장수술 명의가 왕따된 까닭은?’이란

제목으로 흉부외과학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의

대동맥판막 수술법에 대한 안전성 문제를 소개한 뒤 이 문제가 의료계의 큰 이슈로

떠올랐다.

송 교수는 즉각 “판막회사의 후원을 받은 의사들이 음해하는 것”이라며 “노벨상이

목전인데 이럴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코메디닷컴의 후속 취재 결과 송 교수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문제는 데일리메디, 메디파나뉴스 등 이미 올해 10대 뉴스를 발표한 의료전문지에서

1, 2위에 선정되는 등 의료계 전체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⑩ 한국인 유전체 서열 세계 4번째 해독

12월 초 한국인의 유전체(게놈) 서열이 세계 네 번째로 해석됐다. 가천의대 이길여암당뇨연구원

김성진 원장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생물자원정보관리센터와 공동으로 ‘한국

표준 유전체 프로젝트’를 결성하고, 자신의 유전체 순서를 해독했다.

이번 해독은 향후 유전자 관련 연구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질병 관련 유전학이 더욱 발전하면 특정 질환에 취약한 유전자를 지닌 사람을 미리 알아내 예방하거나, 또는 유전형에 따라 더욱 잘 듣는 치료법을 선택하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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