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속 수험생 이중고, 이렇게 해결한다

대화로 스트레스 풀고, 걱정-다툼은 시험 뒤로

수능 시험(11월13일)을 2주 남겨둔 요즘 수험생을 둔 가정은 날로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수험생과,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는 경제난으로 낙담에 빠진 부모의 한숨이란 이중고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수년간 준비해온 대입 준비를 마무리할 시점에서 경제난으로 수험생의 정신 안정을

깨뜨리는 일은 그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요즘 같아서는 쉽지 않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대처법을 부모와 수험생이 모두 숙지하고 2주 앞으로 다가온 그 날을

차분히 맞이하도록 주문한다.


 “극복 가능하다”며 긍정적 마음 갖게 해줘라

서울시 은평구에 사는 고3생 김하은(가명) 양은 요즘 마음이 무겁다. 아빠의 사업이

최근 환율 급등으로 위험한 상태이다 보니 집안에 그늘이 드리워졌고 엄마는 어려워진

형편에 한숨과 잔소리만 늘어났다.

부모님은 김 양에게 “너는 공부에 집중만 하고 집안 일은 신경쓰지 말라’고

하지만 쉬울 리가 없다.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김원 교수는 “부모의 스트레스가 집안 분위기를 결정하므로

문제가 있더라도 현명하게 극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수험생 자녀에게 깊은

사정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얘기해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화병스트레스 클리닉 김종우 교수도 “가정 내 경제 위기가

모두에게 영향을 끼칠 만큼 어렵다면 수험생 자녀에게도 상황에 대해 말해줄 필요가

있다”며 “수험생 정도라면 어느 정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예비 성인이기 때문에

모르는 채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사정을 알고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부모의 심경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행동함으로써 가정 경제에 대한 위기감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조언이다.

말다툼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 배려한다

수험생은 닥쳐온 시험의 압박감 때문에 민감해지기 쉽다. 이 때문에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쉽게 영향을 받고, 형제자매와 사소한 일로 다투기도 한다.

그러나 다툼은 스트레스 강도를 더 높인다. 말다툼을 하면 콩팥 위에 있는 부신에서

코르티솔이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됨으로써 면역 기능이 약화되고, 기억력에도

나쁜 영향을 받기 쉽다.

인천의료원 정신과 장홍석 과장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가족 관계의 평소 안정성이

큰 역할을 한다”며 “수험생을 둔 가족 구성원들은 사소한 다툼이 일어나지 않도록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평소라면 말다툼 거리가 있을 때 바로 잘잘못을 따져 깔끔하게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최고다. 그러나 수능을 앞둔 시기라면 해결을 뒤로 미루는 것도 방법이다. “다음에

이야기하자”거나, 먼저 “미안하다”고 말함으로써 상황을 일단 정리한다. 수험생에게는

지금 누군가와 싸울 시간적-정신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어려운 때일수록 가족은 뭉치게 마련이다. 김종우 교수는 “1997년 IMF환란 때

극단적인 경제난으로 가족들이 갈라선 경우도 있었지만 당시 전체적으로 이혼율이

떨어지는 등 ‘어려울수록 뭉친다’는 말이 증명됐다”며 “어려운 상황을 가족이

똘똘 뭉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험생은 하루 세번 심호흡으로 자기조절

외부의 스트레스를 이겨내려는 수험생의 자세도 중요하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경제 상황에 부모가 몰래 한숨을 쉬는 상황일수록 수험생은 하루 세 번 10분 정도씩

심호흡을 함으로써 스스로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주기적인 심호흡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여 여러 부정적인 생리적 반응을

억제한다. 호흡을 조절함으로써 몸과 마음에 대한 조절 감각도 생겨난다.

경제 위기로 인한 부모의 시름을 이해했다면 “지금은 내가 목표하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일이다”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보름 동안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 할 때라는 당부다.

    정은지 기자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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