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차게 하면 산후풍? 여름철 산후조리는 이렇게

전문가들 “무리하게 땀 뺄 필요 없고 운동 적당히” 권장

제왕절개 수술로 최근 첫딸을 출산한 박영선(37.서울 노원구 중계동) 씨는 한여름에

산후조리를 하느라 고생이다. 병원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하라는 말을 전혀 하지 않지만,

친정어머니와 나이 많은 주변 어른들이 “애 낳고 몸 차게 하면 3년 후에 손목이

시리고 발바닥이 뜨거워진다”며 긴 옷에 양말까지 신으라고 당부해 땀을 뻘뻘 흘려도

에어컨 한 번 마음 편하게 켜지 못하고 여름을 나고 있다.

박 씨는 “병원 신생아실에서 만나는 산모들 중에는 내의에 털양말까지 신고 있는

산모도 있다”며 “더운 여름에 꼼짝 않고 땀을 빼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에어컨

바람을 쐬고 운동도 하며 편하게 지내는 게 좋은지 모르겠다”고 궁금해했다.

한여름에 전통적인 방식으로 산후조리를 하는 산모들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더운 날씨에 긴 옷과 양말까지 챙겨 입고 뜨거운 미역국을

질리도록 먹는다. 양방에서는 이러한 산후조리가 산모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방에서도 이런 주장에 동의하고 있는 한의사 늘고 있다.

여름철 산후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 산후풍 의학적 근거 없어… 억지로 땀흘리면 원기회복에 지장

전통적으로 한의학에서는 산모가 찬물로 설거지를 하는 등 몸을 차갑게 하면 뼈에

바람이 들어 나중에 이가 흔들리고 뼈가 시리는 등 산후풍을 겪는다고 설명한다.

일부 한의사들은 적어도 1주일, 가능하면 3주 동안 머리를 감거나 샤워하는 것을

금하고 외출도 삼가라고 권한다. 가급적 찬바람을 피하고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부분 한의학자들은 지나치게 몸을 뜨겁게 해 억지로 땀을 빼는 것은

원기 회복에 좋지 않다고 말한다.

경희대 한방병원 부인과 조정훈 교수는 “땀을 많이 빼는 것이 몸조리에 좋다는

것은 증명되지 않았다”며 “출산 후 2개월 동안에는 자연적으로 땀이 많이 나므로

억지로 그럴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다만 젖은 상태에서 찬바람을

쐬면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질 수 있으므로 땀으로 젖은 옷은 갈아입고 냉방기를 트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양방에서는 산후풍이라는 용어 자체가 없고 따라서 가이드라인이나 치료법도 없다.

한방에서 말하는 산후풍도 사실 특별한 병이 아니라 심신의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가

아픈 것이고 한국 여성은 온갖 골칫거리가 많아 이 장애가 서양인에 비해 많이 나타날

따름이라는 것이다.

서울대 산부인과 박중신 교수는 “진료를 하다 보면 한여름에 출산을 하고도 두꺼운

이불을 덮고 양치질도 못하고 고생하는 산모를 많이 만난다”며 “보통은 어른들의

강요로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산후풍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 고칼로리 보양식보다는 영양소 고루 담긴 음식 맛있게

가물치나 잉어, 우족 등 고칼로리 음식을 많이 먹는 산후조리법은 평생 비만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인체는 임신 때 급격한 체중이 늘고 나서 출산 후 3개월 동안 체중의 기준점을

다시 조정한다. 이때 너무 많이 먹으면 평생 비만의 원인이 된다. 뇌의 시상하부는

식욕, 포만감 등을 조절해 체중을 유지하는데 산후조리 때의 적은 운동량과 많은

식사량을 기억해 고정시켜 버리면 평생 비만이 고착될 수밖에 없다.

산후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고열량 보양식보다는 단백질, 칼슘, 철분 등 여러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모유 수유만 제대로 해도 몸의 회복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한양대 산부인과

박문일 교수는 “모유를 먹이면 이 과정에서 자궁을 수축시키는 호르몬 등 유익한

물질이 듬뿍 분비되고 생식기 감염 빈도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모유를 먹이면

하루 500kcal의 칼로리가 소모되므로 정상적인 식사를 해도 저칼로리식을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산후 우울증이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산후 우울증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 출산후 6주부터 좋아하는 운동 골라 꾸준히

자연분만한 산모는 1∼2일, 제왕절개한 산모는 3∼4일 정도 지나면 병원 복도를

조금씩 걷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산후 6주 정도까지는 자궁이나 골반, 내분비 기능이 회복되는 시기이므로 무리하지

말고, 6주 이후부터 점차 강도를 높여 100일 이후 본격적인 운동을 한다.

전문가들은 벨리댄스, 요가 등 일부 산모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산후체조를

따라하는 것 보다는 각자 취향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하라고 권장한다.

박중신 교수는 “벨리댄스나 요가를 한 산모가 다른 운동을 한 산모보다 몸이

빨리 회복된다고 할 수 없다”며 “가만히 있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늘어난

자궁이 제자리를 찾아 수축하고 임신 중 늘어난 몸무게를 감량하는 데 도움을 주므로

어느 종목을 선택하든 적당히 즐겁게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소수정 기자 crystals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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