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도 성인 당뇨병의 씨앗?
빈곤층 자녀, 커서 뚱보되면 발병위험 높아
당뇨병은 ‘잘 먹고 잘 살다가 걸리는 병’이란 인식 때문에 흔히 ‘부자병’이라
불린다. 하지만 이런 상식이나 편견과는 반대로 가난하게 자란 어린이들이 커서 당뇨병에
더 잘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포틀랜드주립대 보건간호대학 시오반 매티 박사팀은 1965~1999년 캘리포니아
알라미다 카운티에 거주했던 17~94세 5913명의 자료를 분석했더니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공중보건저널(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 6월호에 게재했다.
미국 온라인과학뉴스 사이언스데일리, 인터넷뉴스 뉴스와이즈 등이 19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연구 결과 34년 동안 307명이 당뇨병에 걸렸는데 65%가 가난한 집에서
자라난 사람들이었다. 이 중 54%가 여성이었다.
가난한 집의 어린이들은 성인이 돼서 과체중이나 비만이 되는 경우가 많고, 이들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경제적 지위 높아져도 어릴적 환경이 비만-당뇨에 지속적 영향
매티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어릴 때 경제적 환경이 성인이 돼서 당뇨병에
걸릴 위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성인이 됐을 때 사회경제적 위치가
향상돼 잘 살게 되더라도 어릴 때의 경제적 환경이 당뇨병에 걸릴 위험에 강하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2형 당뇨는 발병요인이 생겨 개인이 증후를 깨닫고, 치료를 받기까지는
대략 10~15년이 걸린다”며 “그런 특성을 감안해 오랫동안의 자료를 분석하고 관찰한
결과 자랄 때 집안의 경제적 환경과 당뇨병에 걸린 사람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통계학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라고
확신했다.
“빈부격차 해소=비만문제 해결”
워싱턴 대학 비만연구소 아담 드류노스키 박사는 종전에 비만과 빈곤과의 관계를
연구해왔다. 드류노스키 박사는 “비만을 이겨내는 것과 빈곤계층을 줄여나가는 것은
하나로 묶어 생각해야 한다”며 “미국 내 빈곤층 어린이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가 결국 미국을 비만국가로 만드는 것은 아닐지 심히 염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