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초기증상’ 남성에 더 많아

경도인지장애, 여성의 1.6배

미국 메이요클리닉 로즈버드 로버츠 박사팀은 12~19일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신경과학회(the

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60주년 기념 연차 학술대회에서 알츠하이머 치매의

초기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의 위험이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1.6배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하태현 교수는 “MCI에 대해 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른 정의를

내릴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전반적인 인지능력이 떨어져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MCI를 앓는 환자는 기억력이 떨어져 친한 사람의 생일이나 기념일을 잊는다거나

약 먹을 시간을 놓친다거나, 상황에 맞는 적확한 어휘를 선택하지 못해 말이 헛나온다거나,

문제 해결 능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MCI 환자는 치매 환자에 비해서는 각종 인지기능 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MCI가 있으면 수 년 내에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미국 의료전문 포털 웹엠디와 미국방송 CBS 인터넷판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박사팀은 2004년에 미네소타주 옴스테드 카운티의 70~89세의 남녀 노인 1969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조사했다.

연구에 참가한 노인들에게 인지 과제, 운동 평가, 인터뷰 등을 시행했고, 배우자

등 주변 사람의 인터뷰도 함께 진행했다. 연구 대상자 중 16.7%가 MCI를 앓고 있었고,

그 중 남성이 여성에 비해 1.6배 더 많았다.

연구팀은 “여성이 남성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기존 연구들과는 상충된다”며

“이번 연구 결과 남성이 여성에 비해 MCI에서 치매로 진행되는 과정이 더 오래 걸리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로버츠 박사는 “MCI를 겪는 사람들에서 기억, 의사결정, 문제해결, 언어사용

등의 문제가 나타나는데, 이런 문제들이 사회생활이나 직장에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옆에서 가까이 있지 않는 이상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알츠하이머 치매협회 의학 고문인 샘 간디 박사는 “‘ApoE4 대립유전자’가

치매를 일으키는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며 “이 대립 유전자가 남녀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했다.

그는 “복부 지방이 많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며

“남녀 모두 생활습관을 개선함으로써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알츠하이머 협회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정신적, 사회적, 육체적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하며, 두뇌 건강을 위해서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고 녹황색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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