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과학과 마케팅이 만나 초콜릿을 판다

발렌타인데이, 식품업체들은 초콜릿 판매 경쟁에 나선다.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세운다는 것이다. 이럴 때 뇌 과학이 유용하게 작용한다. 소비자의 뇌를 분석해 초콜릿이 좀 더 잘 팔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소비자의 기호를 파악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설문조사다. 그런데 설문조사는 완벽하지 않다. 소비자조차 자신의 진짜 기호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어떤 광고에 매력을 느끼는지, 또 어떤 제품을 가장 맛있게 생각하는지 좀 더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선 보다 과학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여기에 바로 MRI 스캔을 통한 뇌 분석이 활용된다.

기능자기공명영상법(fMRI)을 통해 뇌를 살펴보면 뇌의 어느 부위에 ‘구매 버튼’이 숨어있는지 발견하게 된다. 소비자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한 사이 구매를 유도하고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뇌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방법을 ‘뉴로마케팅(neuromarketing)’이라고 한다. 마케팅 전략에 노출됐을 때 뇌가 어떻게 반응하고 변화하는지 관찰·분석하는 신경과학 연구 분야다.

즉 소비자들이 초콜릿 광고를 보고 있을 때 뇌를 관찰해 어떤 부위가 활성화되는지 관찰하면 이를 바탕으로 어떤 제품, 어떤 홍보 방식이 판매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인지 예측 가능하게 된다.

최근 ‘뉴로이미지(NeuroImage)’에 발표된 새로운 논문에 따르면 뇌 속에는 다수의 구매 버튼이 존재한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독일 연구팀은 신체 건강한 여성 18명을 대상으로 초콜릿바 광고 6편을 보여줬다. 실험참가자들이 광고를 시청하는 동안에는 fMRI로 뇌를 관찰했다. 광고 속 초콜릿바는 여성의 얼굴, 커플, 한 무리의 사람들, 손 안, 손 안과 슬로건, 칫솔 옆에 각각 등장했다.

연구팀은 구매 결정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뇌 영역 8군데를 관찰했다. 그리고 뇌의 활성도를 기준으로 어떤 초콜릿바가 가장 잘 팔릴 것인지 예측했다. 뇌 관찰이 끝난 뒤에는 실험참가자들에게 어떤 초콜릿 광고를 가장 선호하는지 설문조사했다.

그 다음 연구팀은 6가지의 서로 다른 광고에 노출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트에서 실제로 초콜릿을 판매해봤다. 그러자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실제 판매량을 완전히 빗겨나간 반면, 연구팀이 fMRI 측정을 통해 예측한 판매 순위는 실제 초콜릿 판매 순위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한 것이다.

뇌 관찰을 통한 분석결과가 정확한 판매 예측 도구가 됐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봤을 때 뉴로마케팅은 앞으로 마케팅 전략에 보다 적극적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뇌 과학과 마케팅 결합의 실효성이 입증되고 있다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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