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기억 믿을수 없다고? 의외로 정확 (연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술에 취해도 상황을 떠올리는데 있어서 정상 기억에 가깝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술에 취한 목격자의 진술도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만큼 정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애버테이대학교(Abertay University)와 런던사우스뱅크대학교 연구진은 술을 마신 사람과 마시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모의 범죄에 관한 영상을 보고 내용을 기억하게 한 후 정확도를 알아보는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 두 그룹 중 한 그룹은 술을 마시지 않았고 다른 한 그룹은 보드카와 오렌지 주스를 2:1 비율로 마셨다. 참가자의 성별과 체중을 고려해 혈중 알코올 농도 0.06%가 되도록 용량을 계산했다. 혈중알코올농도 0.06%~0.1%는 3~5잔의 음주에 해당하는 양으로, 판단력과 운동 평행 능력이 손상되며 더 심해지면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는 취한 상태로 규정된다.

연구진은 알코올 용량 계산 후 참가자들에게 모의 절도 현장을 보여주는 영상을 시청했다. 실험은 2인 1조로 진행됐다. 두 사람은 같은 영상을 보는 것으로 알았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이 시청하는 영상에는 담기지 않은 세부정보가 포함되어 있는 다른 버전의 영상이었다. 그리고 참가자 중 절반은 목격한 내용을 기억하기 전 다른 목격자와 본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다.

그 결과 술을 마신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은 사람에 비해 진술 내용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적게 기억했지만, 진술 내용 자체에 오류가 더 많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술 내용이 덜 자세할 수는 있지만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또한 다른 목격자와 사건에 대해 상의를 한 사람은 혼자서 사건을 기억해 낸 사람보다 증언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들 중 86.7%가 자신이 실제 목격하지 않았지만 다른 목격자에게 들은 잘못된 정보를 최소 1개 이상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격한 내용을 다른 사람과 공유할 경우 증언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술을 마신 목격자는 적당한 수준의 취기가 있는 정도였고, 진술하기까지 지연을 최소화했으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타 요인이 없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일반 대중이나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경미한 수준에서 적당한 수준의 취기가 있을 때 잘못된 정보를 진술할 가능성이 꼭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러한 목격자들의 진술에 세부 내용이 적더라도 진술 내용 자체가 반드시 덜 정확한 것은 아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술에 취했든 아니든 공동의 목격자와 사건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경우, 자신이 직접 목격하지 않았음에도 다른 사람에게 들은 내용을 진술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는 것도 밝혀졌다. 때문에 술집이나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사건을 목격한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조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행동약리학회(European Behavioural Pharmacology Society) 저널 ‘정신약리학(Psychopharmacology)’에 게재됐다.

정희은 기자 eu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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